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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청각 접근권은 모두의 문제…공공시설 텔레코일존 실태 '경고등'

최성민 기자

기사입력 : 2026-03-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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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난협 체험크루 점검 결과 공개…11월 의무화 대비 "설치·운영·교육 통합 준비 필요"

고령화 시대, 청각 접근권은 모두의 문제…공공시설 텔레코일존 실태 '경고등'이미지 확대보기
[더파워 최성민 기자] 2026년 11월부터 청취보조장비 설치 의무화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공공시설 현장의 준비 실태는 제도 정착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난청인교육협회(이사장 유영설, 이하 '한난협')는 '텔레코일존 체험크루' 활동을 마치고 결과를 공개하며, 법 시행에 앞선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비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체험크루는 청각장애인과 시민이 함께 팀을 구성해 민원실, 공연장, 복지관, 교통시설(버스정류장 등)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공공시설을 직접 방문해 텔레코일존의 설치 및 운영 실태를 두 눈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에서 목격된 상황은 우려를 넘어선 수준이었다. 시설 안내판에는 텔레코일존이 설치된 것으로 표기돼 있었지만 시범사업이 끝난 뒤 장비 가동이 멈춘 사례가 확인됐다. 정상 가동 중인 시설에서도 이용 방법 안내 부재와 직원의 조작 미숙이 겹쳐 실제 청각장애인 이용자가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김재덕(가명, 대구 거주 청각장애인) 씨는 "장비 존재 여부조차 알 수 없었고, 직원에게 물어도 몰라서 필담으로 대화할 수밖에 없었다"며 "법 시행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한난협이 분석한 주요 문제는 △낮은 설치율 △설치 공간 편중 △이용 안내 미비 △직원 교육 공백 △정기 점검·유지관리 체계 부재다. 공연장, 강의실, 대형 민원창구, 교통시설처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음성 전달 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청각장애인의 실질적인 사회 참여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26년 11월부터 관련 장비 설치가 의무화되지만, 현장 준비 속도가 법 시행 일정을 좇아가지 못해 시행 이후 현장 혼란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높다.

법 적용 대상인 공공시설과 다중이용시설은 의무 시행일부터 청취보조장비를 갖춰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설치 기준 이해, 예산 확보, 인력 교육이라는 기초 과제조차 해결되지 못한 채 시행일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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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총 권재현 사무차장은 "이번 법 개정은 장비 설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청각장애인이 공공정보에 불편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안내 체계 표준화, 직원 교육 의무화, 유지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 법 시행 전에 충분히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난협은 공공기관·지자체에 △청취보조장비 설치 확대 △운영 매뉴얼 정비 △정기 점검 제도화 △이용 실태 조사 △예산 조기 확보를 정책 과제로 제안할 예정이며, 체험크루 활동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 현장 모니터링과 정책 제언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유영설 이사장은 "청각장애인이 공공서비스 이용에서 겪는 어려움은 보이지 않기에 더욱 쉽게 외면된다"며 "법 시행 전 충분한 준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번 제도 역시 또 다른 소외를 낳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에서 난청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을 들어, 청취 접근성 문제는 장애인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공통 과제임을 강조한다. 시민이 직접 현장에 나서 실태를 확인하는 이번 체험 점검 모델이 정책 개선과 사회 인식 변화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최성민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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