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약 1000억원대의 피해를 발생시킨 이른 바 '팝펀딩' 사태가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을 통해 가입했던 한 투자자가 최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자비스자산운용 등을 상대로 4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팝펀딩 사태'는 국내 1세대 P2P(개인 간 금융) 대출 업체인 팝펀딩이 투자금을 돌려막기식으로 운용하다가 대규모 손실을 낸 금융 사고다.
팝펀딩은 홈쇼핑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재고 물량(의류, 잡화 등)을 담보로 잡고 연 10~20%에 달하는 고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모았다. 자산운용사(자비스, 헤이스팅스 등)들이 이 팝펀딩 대출 채권을 묶어 사모펀드 상품으로 만들었고, 이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판매하며 신뢰도를 높였다.
그러나 담보로 잡았던 재고 물건들의 가치가 실제보다 턱없이 낮았거나 이미 다른 곳에 담보로 잡힌 경우가 허다했다, 연체가 발생하자 팝펀딩은 이를 숨기기 위해 새로운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원금을 갚는 돌려막기를 시작했고, 결국 2019년 말 한계에 다다르며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켰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사태 초기 보상 문제로 갈등을 빚었으나, 2021년 6월에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가입자들에게 원금 100% 전액 보상을 결정하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반면 NH투자증권은 해당 건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은 한국투자증권이 이미 100% 보상을 완료했다는 점을 핵심 요지로 내세우고 있다. 판매사가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준 것은 사실상 해당 상품의 설계와 판매 과정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음을 인정했다는 논리다. 이를 바탕으로 상품 설계 및 유통 과정에서 긴밀히 연결됐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연대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원고 측은 'NH투자증권에서 원고와 같이 보상받지 못한 유사 사례나 관련 소송이 얼마나 있는지 답변해달라'고 주문했고, 이에 재판부는 NH투자증권 측에는 답변을 요구했다. NH투자증권으로서는 미보상 피해 규모를 밝힐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만약 NH투자증권 내에 상당수의 미보상 가입자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라 거액의 연대 소송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NH투자증권 측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피고가 이 건과 관련한 기관제재를 받지 않았고, 따라서 판매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