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구용 과장 “혈변·배변 변화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 받아야”
[더파워 이설아 기자] 대장암은 오랫동안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져 왔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대장암 환자가 늘면서 더 이상 고령층만의 질환으로 보기 어려워졌다.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외과 한구용 과장은 대장암을 단순히 나이가 들어 생기는 질환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생활습관 변화와 식습관의 서구화가 이어지면서 대장암 발생 연령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육류와 가공육 섭취가 늘고, 식이섬유 섭취가 줄어드는 식습관은 대장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운동 부족과 비만, 음주, 흡연 역시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대장암을 노년층 질환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흐름은 젊은 층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20~49세 젊은 층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약 12.9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호주 11.2명, 미국 10명보다 높은 수치다. 조사 대상 4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대장암이 특정 연령대에만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젊은 나이라는 이유로 증상을 가볍게 넘기거나 검진을 미루는 태도는 조기 발견의 기회를 놓치게 할 수 있다.
대장암의 문제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상당 기간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될 수 있어 건강검진이나 대장내시경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암이 진행되면 혈변, 배변 습관 변화, 복통, 체중 감소,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증상은 흔한 소화기 질환이나 치질로 오인하기 쉽다. 특히 혈변이 보일 때 단순 치질이라고 생각하고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증상이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암검진 사업을 통해 일정 연령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대장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대장용종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해 더 적극적인 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암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용종을 발견해 제거할 수 있어 대장암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권고되는 시기에 검사를 받는 습관이 중요한 이유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적이 좋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 등 최소침습 수술이 발전하면서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 치료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치료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대장암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여전히 조기 발견과 예방이다.
생활습관 관리도 함께 필요하다.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이 대장 건강 관리의 기본이다. 육류와 가공육 섭취가 많고 활동량이 적은 생활이 이어진다면 젊은 나이라도 대장암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다.
한구용 과장은 “대장암은 더 이상 특정 연령대만의 질환이 아니다”라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은 증상이 나타난 뒤에 지키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라며 “‘아직 젊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는 검진과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대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