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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KDI, 올해 성장률 3.2%로 0.7%p 상향…수출 8.7%·설비투자 7.9% 전망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8-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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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전망 석 달 만에 0.7%p 상향…내년 2.2% 전망
수출 8.7%·설비투자 7.9% 증가 예상…AI 투자·메모리 호황 반영
취업자 증가는 11만명으로 하향…“성장 성과 반도체 부문에 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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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석 달 만에 0.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수출과 설비투자를 예상보다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성장의 과실이 반도체 부문에 집중되면서 소비와 고용까지 온기가 확산되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3.2% 증가한 뒤 내년에도 2.2% 성장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강한 수준을 보이면서 올해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성장을 이끌고, 내년에는 실질소득 증가를 통해 민간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일부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경기 흐름부터 반도체의 영향력이 뚜렷하다. 올해 2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0.6%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3.7%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앞선 1분기 3.8%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원유 수입가격 상승에도 반도체 수출가격이 크게 뛰면서 교역조건이 대폭 개선됐다. 이에 따라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GDP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생산 증가뿐 아니라 반도체 가격 상승을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실질 구매력까지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다.

수출은 올해 8.7%, 내년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관세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이라는 악재에도 글로벌 AI 관련 투자가 지속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설비투자 전망도 강하다. KDI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투자를 중심으로 올해 설비투자가 7.9%, 내년에는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도 반도체 관련 부문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체 설비투자 증가세가 강해지고 있다.

반면 건설투자는 성장의 약한 고리로 남았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높은 공사비 부담 때문에 올해 건설투자는 0.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는 반도체공장 증설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2.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3%대 성장 전망에도 민간소비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는 올해 2.3%, 내년 2.0% 증가할 전망이다. 수출 호조로 실질총소득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소득 증가가 반도체 관련 기업과 산업에 집중된 탓에 전체 가계의 소비여력 개선으로 빠르게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질임금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소비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경제 전체의 성장률과 소득은 빠르게 개선됐지만 그 성과가 다수 가계의 소득으로 폭넓게 확산되지 못하면서 민간소비가 수출·투자만큼 강하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가 11만명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보다 6만명 낮춘 수치다.

높은 성장률이 나타나는데도 고용 회복이 제한적인 것은 성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의 고용 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비반도체 제조업의 성장세도 낮아 관련 업종의 고용이 감소하고 있고,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폭마저 줄면서 특히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내년에는 상황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경기 개선이 노동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과 비교하면 3만명 상향 조정한 수준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높아지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이례적인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AI 투자 호조로 반도체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올해와 내년 모두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됐다.

KDI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전망이 기존보다 크게 상향된 반면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폭은 당초 예상보다 제한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 전망을 기존 전망보다 각각 1200억달러와 1400억달러 상향 조정했다.

대외 여건에서는 AI 투자가 중동 전쟁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5%보다 낮은 3.0%에 머물고 내년에는 3.4%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경제 자체는 중동 전쟁과 미국의 추가 관세조치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한국 경제와 연관성이 높은 AI 투자는 오히려 예상보다 강하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올해와 내년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을 기존보다 크게 높였다.

유가 부담도 당초 예상보다는 작을 것으로 봤다. 중동 전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유 수입국의 재고 활용과 다른 산유국의 증산으로 공급 차질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두바이유 기준 원유 도입단가는 올해 배럴당 86달러로 기존 전망 91달러보다 낮아지고, 내년에는 78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물가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물가안정목표를 웃돌고, 내년에는 국제유가 안정 등에 힘입어 2.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가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면서 비용 상승 압력이 근원물가로도 번지고 있다. KDI는 유가 전망을 낮췄지만 상반기 환율 상승의 영향이 당분간 물가에 남고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도 커질 것으로 판단해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번 전망의 가장 큰 위험요인 역시 반도체다. 반도체가 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리는 최대 동력이지만 경제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점은 동시에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거나 다른 반도체 생산국과의 경쟁 심화로 국내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률도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AI 투자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능력이 예상보다 빨리 확대되면 현재 3.2%인 성장률 전망을 다시 웃돌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도 변수다. 갈등이 다시 격화돼 원자재 수급 차질과 생산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 경기 개선세가 제약될 수 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져 가계 소비심리가 위축될 경우 예상했던 민간소비 회복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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