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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통장 잔액 70조원 육박…계좌당 평균 1425만원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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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거의 늘지 않았지만 실제 빌려 쓴 돈은 7개월 만에 6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잔액은 70조원에 육박하며 2021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고, 당시보다 금리도 높아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69조7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조6409억원보다 6조874억원, 9.6% 증가했다. 은행이 설정한 전체 한도가 아니라 차주들이 실제 인출해 사용하고 있는 금액 기준이다.

같은 기간 유효 계좌 수는 486만9319개에서 489만3636개로 2만4317개,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계좌 수 증가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잔액은 10%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계좌당 평균 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약 1307만원에서 지난 7월 말 1425만원으로 늘었다. 7개월 사이 한 계좌에서 실제 빌려 쓴 금액이 평균 118만원, 9.0% 증가했다.

증가세는 4월 이후 집중됐다. 4~7월 늘어난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조7827억원으로 올해 들어 7월까지 전체 증가액의 95.0%를 차지했다.

7월 한 달만 놓고 봐도 계좌 수는 약 0.1% 증가했지만 잔액은 1조1496억원, 1.7% 불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잔액 증가액이 1조2277억원으로 가장 컸다. 신한은행이 1조276억원, 하나은행 9974억원, 우리은행 8896억원, 카카오뱅크 842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5개 은행에서 늘어난 잔액만 약 4조9847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81.9%에 달했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iM뱅크, 토스뱅크, 경남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 등 8곳은 계좌 수가 줄었는데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증가했다. 신규 계좌 확대보다 기존 차주들의 실제 사용액 증가가 두드러졌다는 의미다.

7월 말 전체 잔액은 과거 분기 말 기준으로 2021년 말 70조1814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은 코로나19 이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인들의 주식 투자가 크게 늘었던 시기다.

최근 증가세 역시 투자 수요와 일정 부분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신용대출과 보험계약대출 등 금융권 기타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현재 차입 비용은 2021년보다 높다. 은행별 대출 잔액을 반영한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는 2021년 말 연 3.94%에서 올해 7월 말 5.64%로 1.70%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연 3.71%에서 5.16%, 우리은행은 3.74%에서 5.44%로 올랐다. 카카오뱅크는 4.25%에서 6.42%로 상승했다.

대출 잔액은 과거 저금리 투자 열풍 당시 수준에 근접했지만 금리는 오히려 더 높아진 만큼 차주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 규모 역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계좌 수는 그대로인데 대출 잔액만 대폭 늘었다는 것은 가계의 급전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민생의 현금 흐름은 악화하는데 대출 숫자만 관리하는 정책으로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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