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기업 채용 리포트 ⑥KDB산업은행] 단기간 근무 '체험형'으로만 청년인턴 채용...장애인 채용 '무관심'

문재인 정부 4년간 정규직 수 오히려 감소...2019년 자회사 KDB비즈 설립해 외부소속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김필주 기자 | 2021-03-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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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과거 국감에서 지적받았던 장애인 채용 소홀 문제가 아직까지도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파워=김필주 기자]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하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현 정부는 정부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착수했다. 더파워뉴스는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규직 직원 수 변화를 중심으로 공공부문 채용 현황을 점검해봤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근 4년간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정규직 수는 약 3300명대를 유지하면서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9년에는 전년보다 오히려 정규직 수가 감소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321명으로 집계된 산은의 정규직 수는 이듬해에도 동일하게 3321명을 유지하다 2019년에는 3300명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에는 3307명으로 집계됐다.

여성 정규직 수는 매년 꾸준한 증가했다. 2017년 1037명이던 여성 정규직 수는 2018년 1048명, 2019년 1097명, 2020년에는 1153명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산은 역시 여타 공기업처럼 고위직급에서의 ‘유리천장 부수기’는 아직까지 실현 가능성이 미미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원이 9명인 집행부행장은 전원 남성으로 구성됐고 1급의 경우 88명 중 여성은 단 1명에 불과했다. 2급은 330명 가운데 19명이 여성이었다.


3급과 4급은 각각 520명 중 127명(24.4%), 828명 중 220명(26.6%)이 여성으로 구성돼 고위직급에 비해서는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반면 대리·행원이 몰려있는 5급에서는 여성이 총인원 515명 중 절반이 넘는 264명을 차지하면서 남녀간 비율이 역전됐다.

지난해 일반정규직 신규채용자 수는 전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70명, 73명의 일반정규직을 신규 채용한 산은은 2019년에는 절반 수준인 37명만을 뽑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약 200% 증가한 114명을 일반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산은은 정부 기조에 맞춰 파견·용역 등 외부소속 비정규직 5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사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는 소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 산은은 사내 비정규직 118명 가운데 단 1명만 정규직으로 전환한데 이어 2018년에는 111명 중 2명을 정규직으로 돌렸다. 지난 2019년에는 114명 중 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1명만 정규직이 됐고 지난해에는 아무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산은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파견·용역 근로자 등 외부소속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현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산은 내에서 미화·시설관리·경비 업무를 맡고 있는 500여명의 파견·용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에 가입한 150여명의 조합원은 산은 측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면서 이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1년 이상 늦춰졌다.

이후 산은은 지난 2019년 2월 자회사인 KDB비즈를 설립했고 외부 소속인 파견·용역 인력들을 KDB비즈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초 정규직 전환 목표치는 504명이었지만 산은은 목표치 대비 100%를 초과한 533명을 같은 해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채용 소홀...국감서 계속적으로 지적

산은은 과거 국감에서 두 차례나 일반정규직 채용시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받았으나 최근에도 이런 부분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은 일반정규직 73명을 채용할 때 단 1명의 장애인도 뽑지 않았다”며 “그나마 청년인턴 채용시 장애인 1명만을 뽑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산은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아 매년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납부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년 뒤인 지난해 10월 같은 정무위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9개 금융 공기업을 조사한 결과 산은은 이 기간 동안 총 22억5000만원의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배 의원에 의하면 이 기간 동안 산은의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1.6%로 9곳 중 가장 낮았다. 2019년 기준 법적 장애인의무고용률은 3.4%로 산은의 장애인 고용률은 이보다도 절반 가량 낮다.

알리오에 의하면 산은은 2017년 일반정규직에 장애인 2명을 채용했고 2018년에는 단 1명만 채용했다. 2019년에는 아예 뽑지 않았고 지난해 단 1명만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인턴 채용 시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017년 0명이던 장애인 채용은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명에 그쳤고 지난해 장애인 채용은 다시 0명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4년간 산은이 채용한 장애인은 모두 6명에 불과하다.

2017년 150명, 2018년 254명, 2019년 267명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던 청년인턴 채용자 수는 지난해 2020년 195명을 기록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매년 산은이 신규채용한 청년인턴은 다른 공기업과 달리 채용을 전제로 한 채용형 인턴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모두 일정 기간 근무 후 퇴사하는 체험형 인턴으로만 구성됐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산은이 청년들에게 잡무 등 많은 업무를 시킨 후 채용보장 등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희망고문을 실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가 각 공공기관·공기업을 대상으로 청년인턴 채용 현황을 경영평가에 반영함에 따라 산은이 점수 따기에만 급급해 체험형 인턴만 양산한다고 꼬집었다.

김필주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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