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국내 주요 기업의 평균 연봉이 19.1% 상승해 1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저임금을 받으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도 여전해 연봉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 연봉이 높은 기업이 낮은 기업보다 더 가파르게 연봉이 상승하면서 평균 연봉 1억원 이상의 기업 수도 조사 대상 기업의 3분의 1에 달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66개 기업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 추이를 조사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매출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비교 분석 가능한 366개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연봉은 9천576만원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천50만원보다 1천526만원(19.0%) 늘어난 수치다.
연봉의 구간별 증가율을 보면 ▲연봉 1억2천만원 이상인 기업 59곳의 평균 연봉 상승률은 37.7% ▲1억2천만원에서 8천만원 이상의 구간에 있는 기업 151곳 에서는 23.4% ▲8천만원 이하 구간의 138곳의 연봉 상승률은 12.7%로, 대기업 내에서도 연봉이 높은 기업들의 상승률이 낮은 기업들에 비해 3배 가까웠다.
리더스인덱스는 대기업 내에서도 연봉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 이상인 기업은 116곳으로 2019년(46곳)의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의 평균 연봉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조사 대상 18개 증권사들의 직원평균 연봉은 2019년 1억549만원에서 작년 1억4천538만원으로, 18개 증권사 모두 1억원 이상 연봉을 신고하며 37.8% 증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같은 기간 9천400만원에서 1억8천900만원으로 두 배 이상인 101.1%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인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으로, 1억2천300만원에서 1억4천538만원으로 18.7%의 증가율을 보였다. 메리츠증권은 직원평균 연봉 2억30만원으로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2억원 이상의 연봉으로 가장 높았다.
상사 업종도 연봉이 큰 폭으로 올랐다.
상사 업종 5개 기업의 평균 연봉은 2019년 8천244만원에서 지난해 1억490만원으로 27.2% 증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평균 연봉은 같은 기간 8천400만원에서 1억2천100만원으로 44.0% 증가했다.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2019년보다 34.6% 증가한 1억4천400만원이었다.
코로나 기간 운임이 오르면서 운송업종 직원 보수도 많이 올랐다.
운송업종 9곳의 평균 연봉이 팬데믹 전인 2019년 6천531만원에서 작년 8천247만원으로 26.3% 증가했다. HMM은 이 기간 직원 평균 연봉이 6천105만원에서 1억2천358만원으로 두 배 이상인 102.4%가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팬오션은 작년 연봉 1억1천100만원으로 3년 전 대비 35.4% 증가하며 1억원을 넘겼다. 이어 현대글로비스 28.8%, 롯데글로벌로지스 27.4%, CJ대한통운 23.2% 순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남녀 직원들의 평균 연봉 격차는 줄어들었다.
지난해 남성 직원 연봉을 100%로 봤을 때 여성 직원 연봉 수준은 68.7%로 2019년(65.2%)보다 격차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