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거래 비중 62%…대구·광주는 이미 90%대
지난해 주택 매매거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76.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여파로 비(非)아파트 시장이 위축되면서 아파트 거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거래는 총 64만2,576건이었다. 이 중 아파트 거래량은 49만2,052건으로 전체의 76.6%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다음으로는 다세대주택(7만5,943건, 11.8%), 단독주택(7.5%), 연립주택(2.9%), 다가구주택(1.2%) 순으로 거래됐다.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06년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파트 거래 비율은 60% 중후반에서 70%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 집값 급등기에는 73.0%까지 상승했다. 이후 2021년(65.9%)과 2022년(58.7%)에는 감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76.6%로 정점을 찍었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 비중은 62.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방에서는 이미 90%를 넘는 지역이 많았다.
대구와 광주의 주택 매매거래 중 아파트 비중은 각각 90.5%로 가장 높았고, 세종은 96.3%로 사실상 아파트 일변도의 시장을 형성했다. 울산(89.5%), 대전(82.5%), 경남(81.9%), 부산(81.3%) 역시 80%를 상회하며 아파트 거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중심의 거래 편중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인구 감소 시대에는 환금성과 유동성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며 "아무리 좋은 주택이라도 거래가 어려우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아파트 선호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MZ세대가 주택 시장의 주요 거래 주체로 떠오르면서 이 같은 아파트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