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물가·서비스 요금 인상…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 집중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물가안정 목표(2.0%)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일부 생활필수품 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며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으로 오르면서 수입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5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8(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2.2%)보다 소폭 둔화한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들어 2%대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1.8%,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9%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나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지난해 7월(3.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것을 시사한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2월 석유류 가격은 6.3% 오르며 2개월 연속 5%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2월 80.9달러에서 올해 78.2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1,331원 → 1,447원)이 기름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 가격은 7.2%, 경유는 5.2% 상승했다.
가공식품 가격도 급등했다. 올해 초 식품업체들이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2월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9%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월(3.2%)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식용유지 가격이 9.0% 오르며 지난해 6월(11.6%)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했다. 특히 과실 물가는 5.4% 떨어지며 전체 농산물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사과(-2.3%), 감, 딸기, 바나나 등의 가격이 내려갔다. 그러나 축산물(3.8%)과 수산물(3.6%) 물가는 상승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서비스 물가는 2.1% 상승했다. 특히 외식 물가가 3.0%,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물가가 2.9%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각각 0.43%포인트(p), 0.57%p 끌어올렸다. 통계청은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이 외식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지만, 배달앱의 ‘수수료 갑질’로 인한 이중가격제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구와 경북 지역의 소비자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대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10으로 전년 대비 1.9% 상승했고, 경북은 116.77로 2.0% 올랐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대구에서 7.7%, 경북에서 7.9% 상승하며 유가 상승의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음식·숙박 물가는 대구(2.7%)와 경북(2.9%) 모두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기타상품·서비스(대구 4.9%, 경북 3.9%)도 상승해 서민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통계청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원재료나 인건비 등으로 통상 외식 물가는 일정 수준 상승한다"면서도 "일부 업체에서 가격대를 차별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부 그런 이유로 상승한 요인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