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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세계 최초 시총 4조 달러 ‘터치’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5-07-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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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더파워 이경호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세계 상장사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500조 원)를 넘어서며 글로벌 증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대비 2.5% 오른 164.42달러까지 오르며 시총 4조169억 달러를 기록했다. 종가는 상승폭이 다소 줄어든 162.88달러(전일 대비 1.8% 상승)에 마감하며 시총 3조9,720억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비록 마감 기준 4조 달러선을 지키진 못했지만, 장중 4조 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시총 4조 달러 고지를 밟은 기업으로 기록됐다. 2023년 5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은 데 이어, 불과 1년여 만에 4조 달러까지 도달한 것이다. 2022년 1월 애플이 처음으로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한 이후 3년 6개월 만에 나온 새로운 이정표다.

시총 4조 달러는 한국 최대 기업 삼성전자 시총(약 2,900억 달러)의 13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2024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영국(3조8,391억 달러)을 제치고 일본(4조1,864억 달러)에 근접하는 경제 규모에 해당한다.

엔비디아는 2022년 말 챗GPT의 출시 이후 AI 하드웨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핵심 반도체 공급업체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했다. 데이터센터와 AI 모델을 구동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주가는 지난 5년간 15배 이상, 올해에만 22% 넘게 상승했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2025 회계연도에 AI 관련 설비 투자로 3,5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며, 이는 올해보다 400억 달러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들 고객사가 엔비디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수요 확대는 주가에 직접적인 상승 동력이 되고 있다.

한편, 올해 1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부상과 AI 칩 수출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한때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출마를 앞두고 중국산 AI 칩에 대한 고율 관세를 언급하며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키웠고,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H20 칩의 수출 제한으로 80억 달러의 손실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 주가는 4월 한때 1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AI 인프라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 반등을 이끌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는 “AI 혁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고, 그 중심에는 엔비디아가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는 엔비디아의 추가 상승 여력을 높게 보고 있다. 마호니 자산운용의 켄 마호니 대표는 “밸류에이션은 최근 10년 평균보다 낮고, 매출 성장률을 고려하면 고평가 상태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의 90%가 엔비디아를 '매수'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12개월 목표주가도 6% 이상 상향 조정된 상태다.

엔비디아는 1993년 설립된 이후 게임용 GPU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함께 세계 3대 테크 공룡으로 불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가 향후 시총 6조 달러 시대까지도 열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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