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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아동 부모 3명 중 1명, 정신건강 문제…일반 성인보다 3배 높았다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4-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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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좌), 송다예 연구원(우)이미지 확대보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좌), 송다예 연구원(우)
[더파워 이설아 기자]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 3명 중 1명가량이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팀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부모 29.1%에서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수면 문제 등 정신건강 이상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232명과 부모 46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와 심리학적 평가를 실시하고, 부모의 정신건강 증상과 관련 요인을 탐색적 요인분석과 다변량 통계 분석으로 들여다본 것이다. 연구팀은 부모의 정신적 어려움이 단순히 양육 부담 때문만이 아니라, 부모 자신이 가진 신경발달적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는 가설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부모의 29.1%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국민건강조사실태 기준 일반 성인의 정신건강 유병률 8.5%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양육 가정에서 부모 정신건강에 대한 별도 지원 필요성이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 주목된 부분은 부모 스트레스의 핵심 원인이 자녀의 행동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부모의 정신건강과 아동의 자폐적 행동은 밀접한 관련을 보였지만, 여기에 부모의 '광의의 자폐 성향' 변수를 추가하자 아동의 자폐적 행동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반면 부모 자신의 광의의 자폐 성향은 정신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광의의 자폐 성향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낮은 흥미, 개인 활동 선호, 변화보다 일정한 규칙 선호, 대화 맥락 파악이나 사회적으로 적절한 언어 사용의 어려움 등 가족 내에서 공유될 수 있는 신경발달적 특성을 뜻한다. 연구팀은 특히 화용적 사회적 상호작용, 즉 언어를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의사소통 능력의 어려움이 부모 정신건강과 가장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특성을 가진 부모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비언어적 신호를 이해하거나 대화 맥락을 다양하게 살피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그만큼 스트레스에도 더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은 남성 22.8%, 여성 35.3%로 여성에서 더 높았다. 어머니는 불안과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보였고, 아버지는 중독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

스트레스의 양상 역시 성별에 따라 달랐다. 아버지는 아동의 공격성이나 충동성 같은 외현화 행동에 주로 스트레스를 받는 반면, 어머니는 자녀의 우울감과 정서 조절의 어려움 등 심리적 문제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아버지가 주로 행동 문제를 관리하는 역할을, 어머니가 자녀의 감정적 요구와 정서적 안정을 돌보는 역할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맡는 현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현재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에게 집중된 지원 프로그램을 부모에게도 넓혀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부모에게 광의의 자폐 성향이 있을 경우 일반 부모보다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 있는 만큼, 단순히 아동 치료에만 초점을 맞춘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희정 교수는 "그동안 자폐스펙트럼장애 관련 정책과 지원 계획에서 부모 자신의 정신건강과 삶의 질은 너무 간과됐다"며 "부모의 심리적 안정은 아동의 정서·행동 발달에 중요한 만큼, 자폐스펙트럼장애 지원 계획은 반드시 가족 단위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에 게재됐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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