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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변증, 증상 없어도 진행된다…“위험요인 있으면 정기검진 필요”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5-3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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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B형간염·알코올성 간질환 등 주요 원인…진행 후에는 합병증 예방이 치료 핵심

권정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권정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더파워 이설아 기자] 간경변증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만성 간질환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간 손상이 장기간 이어지면 간 조직이 굳어지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원인 질환 관리와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28일 밝혔다.

간은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이상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피로감이나 소화불량처럼 흔한 증상으로 시작돼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간경변증은 만성적인 간세포 손상이 반복되면서 간에 흉터 조직이 쌓이고 섬유화가 진행되는 질환이다. 흔히 ‘간경화’로 불리며, 정상 간 조직이 딱딱하게 변하면서 간 기능이 점차 떨어진다.

권정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경변증은 단순히 간이 딱딱해지는 병이 아니라 간 전체 구조가 변하면서 혈류 흐름과 간 기능이 함께 나빠지는 질환”이라며 “간 내 주요 혈관인 문맥의 압력이 올라가 간에 고혈압이 생기는 상태로 이해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간으로 들어가는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문맥압이 상승한다. 이 과정에서 복수, 식도정맥류, 위정맥류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간 기능 저하가 심해지면 단백질 합성과 해독 작용에도 문제가 발생해 황달이나 간성 뇌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암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국내에서 간경변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 B형간염이다. 알코올성 간질환, 만성 C형간염, 지방간염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유전 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원인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중요한 것은 원인이 무엇이든 간 염증과 손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간경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간 염증과 손상이 10~20년 이상 누적되면 간 조직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

권 교수는 “알코올은 간경변증을 직접 유발할 뿐 아니라 기존 간질환을 빠르게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간경변증을 예방하고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원인 질환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경변증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병이 진행되면 식욕 부진,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복수가 차면 복부 팽만감과 하지 부종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을 호소하기도 한다.

정맥류가 생기면 출혈 위험이 커진다. 말기에는 간성 뇌증으로 의식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피부에서는 거미상 혈관종이나 수장 홍반이 관찰될 수 있고, 남성은 여성형 유방, 여성은 월경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은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혈액검사에서는 간 염증 수치뿐 아니라 알부민 감소, 혈소판 감소, 빌리루빈 증가 등 간 기능 이상 소견을 확인한다. 복부 초음파와 CT 검사를 통해 간의 형태 변화와 합병증 여부를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복수 천자를 시행한다.

권 교수는 “많은 환자가 AST, ALT와 같은 간 염증 수치에만 관심을 갖지만,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알부민, 빌리루빈, 혈소판, 혈액응고 기능 등 간 기능과 문맥압 상승을 반영하는 지표들이 훨씬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원인 질환 조절이 핵심이다. 만성 B형간염과 C형간염은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질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는 금주가 필수적이다.

다만 이미 진행된 간 섬유화를 정상 간으로 되돌리는 치료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간경변증 치료의 목표는 간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고 정맥류 출혈, 복수, 간신증후군, 간성 뇌증 등 합병증을 예방·관리하는 데 있다. 질환이 말기까지 진행되면 간이식이 근본적인 치료 방법으로 고려될 수 있다.

권 교수는 “간경변증은 증상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 합병증이 발생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간질환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진료와 검사를 통해 간 상태를 확인하고 원인에 맞는 약물치료와 금주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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