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증가세 전환에 관리 강화…추가약정 위반 1174건 적발
[더파워 이경호 기자]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전월보다 줄었지만,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9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2026년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동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 3조5000억원과 전년 동월 증가폭 5조9000억원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대출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4조원 늘었다. 전월 증가폭 5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다소 축소됐다. 은행권 주담대는 4월 2조7000억원에서 5월 3조2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제2금융권 주담대는 같은 기간 2조8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줄었다.
문제는 기타대출이다. 5월 기타대출은 5조3000억원 증가하며 전월 2조원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신용대출이 4월 9000억원 감소에서 5월 3조4000억원 증가로 전환된 점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을 키웠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 2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은행 자체 주담대는 1조4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늘었고, 기타대출은 6000억원 감소에서 3조7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1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상호금융권은 증가폭이 줄었지만, 보험·여신전문금융회사·저축은행은 모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흐름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회의에서 5월 주담대 증가폭은 전월보다 줄었지만, 가정의 달 자금 수요와 주식시장 영향 등으로 한도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향후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시장에 나온 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주택 거래와 대출 수요가 다시 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 축소,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통한 상환 유도 등 자율관리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개별 은행은 자체 관리목표와 경영전략을 고려해 세부 시행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가계대출 추가약정 위반 점검 결과도 공개됐다. 올해 1분기 은행권에서 적발된 가계대출 추가약정 위반은 총 1174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추가주택 구입금지 약정 위반이 1106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존 주택 처분 약정 위반은 56건, 전입약정 위반은 12건이었다.
추가약정은 주택 관련 대출을 받을 때 차주가 금융회사와 맺는 약정이다. 기존 주택 처분, 추가 주택 구입 금지, 일정 기간 내 전입 의무 등이 포함된다. 위반이 적발되면 약정에 따라 대출 회수 조치가 이뤄지고, 신용정보원에 약정 위반 사실이 등록돼 향후 3년간 전 금융권에서 주택 관련 대출이 제한된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와 함께 추가약정 위반 여부를 상시 점검하고, 적발 건에 대해 대출 회수 등 사후조치가 빠짐없이 이뤄지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될 때까지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관리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매주 점검회의를 열고, 관리계획 이행 현황 등을 집중 점검한다.
신 사무처장은 “지금은 관계기관과 전 금융권이 전력을 다해 가계부채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 흔들림 없는 일관되고 확고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준비된 추가 대책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