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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 75% 법무 전담인력 없다…규제 대응 사각지대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7-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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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300개사 조사…절반 이상은 새 법·제도 시행 뒤 인지, 17%는 최근 3년 제재 경험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전경/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전경/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중소·중견기업 4곳 중 3곳은 법무 전담 조직이나 인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 법과 규제가 시행된 뒤에야 내용을 인지하는 기업이 절반을 넘었고, 최근 3년간 행정제재나 형사처벌을 받은 기업도 17%에 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소·중견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중견기업 법·제도 대응역량 및 애로사항 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5.3%는 법무 전담 조직이나 인력을 보유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전담 인력이 없고 필요할 때 외부자문에 의존한다’는 응답이 35.3%로 가장 많았다. ‘타 부서 인력이 법무 업무를 병행한다’는 응답은 22.7%, ‘별도 대응체계가 없다’는 응답은 17.3%였다.

반면 법무 전담 조직과 인력을 모두 갖춘 기업은 14.0%에 그쳤다. 전담 인력만 보유한 기업도 10.7%였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법무 대응 체계는 더 취약했다. 중소기업의 83.5%는 법무 전담 조직이나 인력이 없다고 답했다. 중견기업도 59.0%가 전담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 전담 인력 규모도 작았다. 응답기업의 법무 전담 인력은 평균 0.7명이었다. 중소기업은 평균 0.4명, 중견기업은 평균 1.3명 수준이었다.

법·제도 변화 인지 시점도 늦었다. 새로운 법이나 제도가 도입되거나 변경될 때 통상 언제 인지하느냐는 질문에 52.7%가 ‘법·제도 시행 이후’라고 답했다. ‘시행유예기간 내 인지한다’는 응답은 33.6%였고, ‘입법예고나 국회 심의 단계부터 인지하고 모니터링한다’는 응답은 13.7%에 그쳤다.

실제 제재 경험도 확인됐다. 응답기업의 17.0%는 최근 3년간 법률·규제를 지키지 않아 벌금 등 행정제재나 형사처벌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제재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71.7%,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3%였다.

제재나 처벌을 받은 사유로는 ‘업계 관행상 준수가 어려웠다’는 응답이 3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사 적용 여부나 이행방법을 잘못 해석했다’가 31.3%, ‘법·제도 신설·개정 사실을 몰랐다’가 11.8%였다.

법 개정 사실을 몰랐거나 잘못 해석했다는 응답을 합치면 43.1%다. 대한상의는 법령 인지와 해석 부족이 의도치 않은 법 위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법무 대응에서 가장 부담이 큰 분야는 근로·노무였다. 복수응답 기준 근로·노무를 꼽은 기업이 63.3%로 가장 많았다. 산업안전은 38.3%, 공정거래·하도급은 31.7%, 세무·조세는 29.0%였다.

기업들은 법·제도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정책과제로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가장 많이 요구했다.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법령 가이드라인 또는 이행방법 해설서 마련’이 51.0%로 1위였다.

이어 ‘법 시행 전 충분한 유예기간 보장 및 사전예고 강화’가 47.0%, ‘저비용 법률 상담·자문서비스 확대’가 44.3%로 뒤를 이었다. ‘법제도 대응 방안 교육·세미나 확대’는 29.0%,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컨설팅 지원’은 18.0%였다.

대한상의는 중소·중견기업 현장에 맞는 쉬운 법령 해설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령 신설·개정 사실을 모르거나 자사 적용 여부를 잘못 판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강호준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중소·중견기업이 법·제도를 세밀하게 챙기기 어려운 만큼 예측 가능한 규제환경 조성과 현장 의견 반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주요 법무법인과 함께 하반기 중소·중견기업 대상 전국 순회설명회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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