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효성그룹이 인문계열 전공자만을 대상으로 한 신입 채용에 나섰다. 이공계 전공자 선호가 강한 제조업 대기업 채용 시장에서 인문·어학 전공자를 별도로 모집하는 이례적 사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2026년 인문대학생 신입사원 채용’ 지원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인문대학 또는 문과대학 학사·석사 학위 취득자와 2026년 8월 졸업 예정자다. 사학, 철학, 미학 등 인문학 계열과 국어국문, 영어영문 등 어학 계열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다.
효성그룹이 인문계열 전공자만을 대상으로 신입 채용 공고를 낸 것은 1966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재계 전반에서도 인문계열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는 대기업 채용은 드문 편이다.
이번 채용은 효성의 글로벌 사업 확대와 맞물려 있다. 효성그룹은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글로벌 기업인 만큼, 해외 현장에서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효성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인도, 베트남, 중동 등에서 스판덱스와 초고압변압기 등 주력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장도 2023년 28개국 106개에서 올해 30개국 126개로 늘었다.
채용 이후 배치되는 직무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글로벌 사업장에서 근무를 희망하는 지원자와 어학 역량, 팀워크 등을 갖춘 인재를 우대한다.
효성그룹은 이번 채용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과 어학 실력을 겸비한 인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전공 구분을 넓히는 수준이 아니라 글로벌 현장에서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과 시장 이해력을 갖춘 인재를 찾겠다는 취지다.
이번 채용에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평소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 글로벌 소통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기술이 인문학과 결합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있다”며 “변화를 읽어내는 힘은 인문학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그룹은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이번 채용은 인문적 소양과 어학 능력, 글로벌 사업장에서 근무하려는 열정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