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데이터 하이웨이’ 프로젝트 추진…원료·처방·보고서 통합한 AI 데이터 허브 마련
[더파워 이설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70여 년간 축적한 연구개발 데이터를 생성형 AI 기반 연구 플랫폼으로 연결했다. 원료 정보와 처방 데이터, 연구 보고서 등을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통합해 연구개발 업무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KT와 협력한 ‘데이터 하이웨이’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 특화 생성형 AI 서비스 ‘AI Assistant LEMON’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LEMON은 ‘Lab Efficiency Mode ON’의 약자다. 연구원들이 방대한 연구 데이터를 검색·분석하고, 연구개발과 생산, 품질, 규제 대응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서비스다.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 국내 최초로 화장품 연구실을 설립한 이후 원료 정보, 처방 데이터, 연구 보고서, 특허, 논문 등 연구개발 자산을 축적해 왔다. 하지만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어 필요한 정보를 찾고 업무에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AI 활용 측면에서도 데이터 정비가 과제로 꼽혔다. 생성형 AI가 연구 자료를 제대로 이해하고 답변하려면 자료의 구조와 형식, 연결성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사내 AX 조직을 중심으로 KT와 데이터 하이웨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양사는 AI 활용에 최적화된 ‘AI 레디 데이터’ 기반 플랫폼과 AI 서비스를 공동 설계·개발했다.
핵심은 ‘AI 데이터 허브’ 구축이다. 수백만 건에 달하는 원료 데이터, 처방 데이터, 연구 보고서 등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통합하고 표준화해 AI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AI Assistant LEMON은 연구원들의 정보 탐색 시간을 크게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원들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원료 이력, 처방 정보, 규제 자료 등을 한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타 테스트에서는 업무 단축 효과도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 R&I센터 연구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테스트 결과, 기존 약 12일이 걸리던 제품 기획 단계의 연구자료 및 규제 검토 업무가 약 5분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원료의 연구 이력과 제품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데 걸리던 시간도 약 6일에서 5분 수준으로 단축됐다. 반복적인 자료 검색과 검토 업무를 AI가 보조하면서 연구원이 더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AI 서비스 도입이 아닌 연구 환경 전반의 전환으로 보고 있다. 향후 AI 에이전트 도입 등 디지털 전환 과제를 확대해 연구원의 반복 업무를 줄이고, 새로운 가설 수립과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서병휘 아모레퍼시픽 R&I센터장 CTO는 “좋은 AI는 좋은 데이터를 만났을 때 비로소 연구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아모레퍼시픽이 AI 시대에 맞는 연구 환경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AI 플랫폼은 반복적인 탐색과 분석을 담당하고, 연구자는 창의적인 질문과 혁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데이터 하이웨이와 LEMON은 새로운 연구 환경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