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SIM’ 거래 패턴 FDS에 반영…법인계좌 송금 포착하면 즉시 거절
앱 설치·로그인까지 막고 전담 직원이 전화 안내…추가 자금 유출 차단
[더파워 이경호 기자] 외국인 관광객에게 eSIM을 판매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은 신종 투자사기가 확산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의심 거래 1450건을 사전에 차단했다. 피해 예방 금액은 약 185억원에 달한다.
하나은행은 자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활용해 ‘KReSIM’ 관련 투자사기 피해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고 10일 밝혔다. 단순히 의심 거래를 탐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송금을 거절하고 모바일뱅킹 접속까지 제한하는 방식으로 추가 자금 유출을 막았다.
KReSIM 사건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eSIM을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한 뒤 수익 정산을 중단한 사례다. 신규 투자자에게 받은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 방식과 추천 수당을 주는 다단계 구조가 결합된 형태로 알려졌다. 실제 피해자 132명은 지난 6월 인천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피해자 측에서는 전국 피해자가 2만~3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관련 피해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 2월 별도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KReSIM 관련 거래 패턴을 FDS에 반영해 특정 법인계좌로 자금이 이동하는 신호가 포착되면 거래 승인을 즉시 거절하도록 시나리오를 설계했다.
차단 범위도 송금에 그치지 않았다. 의심 거래가 확인되면 모바일뱅킹 앱 설치와 로그인 과정까지 제한해 고객이 다른 방식으로 다시 돈을 보내는 것을 막도록 했다. 동시에 카카오톡 긴급 알림을 발송하고 전담 직원이 고객에게 직접 전화해 투자 위험성을 설명했으며 필요한 경우 경찰 신고 절차도 안내했다.
이 같은 대응으로 하나은행이 차단한 거래는 총 1450건, 금액으로는 약 185억원이다. 피해가 발생한 뒤 자금을 추적하는 방식이 아니라 송금 단계에서 사기 패턴을 포착해 자금 이동 자체를 막았다는 점에서 금융사기 대응 방식이 사후 구제에서 사전 차단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하나은행은 최근 금융사기가 보이스피싱을 넘어 투자와 다단계, 온라인 플랫폼 등을 결합하는 형태로 다양해지는 만큼 FDS 탐지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종 금융사기로부터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적인 보호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FDS 전문 인력 양성과 시스템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