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 추경 2조8061억원 시의회 제출…전체 예산 56조5735억원
66.6%는 법정의무경비…민생·미래성장·생활안전 사업에 8100억원 투입
[더파워 이경호 기자] 서울시가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으로 2조8061억원을 편성했다. 전체 추경의 3분의 2가량은 결산에 따라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법정의무경비지만, 나머지 가용재원 가운데 8100억원을 취약계층 생계·주거 지원과 청년 인공지능(AI) 이용권, 전기차·자율주행 등 미래산업, 결혼·출산·안전 분야에 배분했다.
특히 19~29세 청년 50만명에게 고급 생성형 AI 이용권을 1년간 지원하고, 전기차 구매 지원 규모를 2만711대에서 2만6501대로 확대한다. 35세 이상 임산부 의료비 지원 대상도 2만명에서 2만8000명으로 늘린다.
서울시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추경 규모는 기존 예산 53조7674억원의 5.2%인 2조8061억원이다. 시의회에서 원안대로 통과하면 올해 서울시 총예산은 56조5735억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2조8000억원이 넘는 추경 전체를 신규 사업에 투입하는 것은 아니다. 전년도 결산에 따라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법정의무경비가 1조8698억원으로 전체 추경의 66.6%를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자치구와 교육청 지원에 9179억원,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주택진흥기금 적립 등에 8863억원을 반영했다. 국고보조사업 매칭분까지 제외하면 서울시가 실제 정책사업에 재량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규모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서울시는 그럼에도 청년 취업과 주거비 부담 등 체감경기 회복이 더디다고 판단해 8100억원을 시민 체감 사업에 별도로 편성했다. 올해 6월 청년실업률이 7%를 기록했고, 서울 주택 전세가격 증가율도 지난해 6월 0.2%에서 올해 6월 1.1%로 확대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8100억원 가운데 가장 많은 4097억원은 복지와 주거를 묶은 ‘함께하는 서울’ 분야에 배정됐다. 미래산업·청년·야간경제를 포함한 ‘성장하는 서울’에는 2319억원, 안전·양육·건강 등을 담은 ‘살기좋은 서울’에는 1684억원을 투입한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준중위소득 인상에 따라 생계·의료급여 예산을 대폭 늘린다. 기초생활보장 강화에만 2221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생계급여 수급자는 31만6000명에서 32만8000명, 의료급여 대상은 26만4000명에서 27만9000명으로 확대한다.
주거급여 지원 대상도 34만7000가구에서 36만4000가구로 늘린다. 이에 44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매입에는 130억원을 편성해 용적률 완화 등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3개 구역을 확보한다.
공공의료에는 은평병원 현대화 48억원, 서남병원 증축·기능 개선 76억원 등을 투입한다. 은평병원에는 장애인건강검진센터를 조성하고, 서남병원은 응급진료와 통합재활센터를 확대한다. 장애인과 취약계층 의료지원에도 21억원을 추가 배정했다.
이번 추경에서 눈에 띄는 신규·확대 사업 가운데 하나는 ‘청년 AI 성장권’이다. 서울시는 56억원을 들여 19~29세 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 50만명에게 코딩과 AI 에이전트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고급 생성형 AI 이용권을 1년간 지원한다.
청년 주거 지원도 늘린다. 부동산 중개보수와 이사비를 최대 40만원까지 실비로 지원하는 사업 대상을 기존 8000명에서 1만명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6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에는 4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법정 고립·은둔청년 지원기관인 ‘청년미래센터’로 지정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미래 교통 분야에서는 전기차 지원 규모를 대폭 늘린다. 전기차 이용 활성화 사업에 403억원을 추가 투입해 구매 지원 대수를 2만711대에서 2만6501대로 5790대 확대한다. 전기버스 급속충전기도 48기에서 89기로 늘린다.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도 확대된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조성과 운영에 5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3대였던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를 올해 19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학과 기업을 연결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에는 17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대학의 이론교육과 현장실습, 일자리 매칭을 연계해 산학협력과 청년 취업을 동시에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야간 소비를 늘려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사업도 새로 추진한다. ‘달빛상품권’으로 가칭한 지역사랑상품권을 1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달빛야장이 열리는 5개 권역에서 야간시간에 한정해 사용할 수 있고 할인율은 10%다. 사업비는 11억원을 편성했다.
남산에서는 10~11월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남산의 노을과 야경을 활용한 도심 캠핑·피크닉, 트레킹, 무소음 헤드셋 파티 등을 담은 ‘남산 나이트 페스티벌’에 3억원을 투입한다. 12월에는 한국숲정원에 ‘반딧불 정원’을 조성하고, 운현궁에서도 야간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생활안전 분야에서는 지하철 노후 전동차 교체에 가장 많은 177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서울 지하철 6·7호선 노후 전동차 368칸을 교체해 안전성과 이용환경을 개선한다.
빗물펌프장과 저류조 등 수해 예방시설도 보강한다. 양재2·영등포·금호 빗물펌프장의 신·증설에 72억원을 투입하고, 2022년 침수 피해가 발생한 시흥동 일대에는 1만7800㎥ 규모의 빗물저류조를 추가 설치한다.
해체공사장 관리 대상은 거의 두 배로 늘린다. 상시점검단이 확인하는 현장을 기존 762곳에서 1457곳으로 확대해 붕괴 등 사고 위험을 사전에 점검한다.
결혼·출산·양육 예산도 추가됐다. 공공예식장을 활용한 ‘더 아름다운 결혼식 지원’은 400건에서 550건으로 확대하고, 예식 비품비 지원에 1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35세 이상 임산부의 의료비 지원은 2만명에서 2만8000명으로 8000명 늘린다. 서울에 거주하는 35세 이상 임산부에게 임신 중 외래진료와 검사비를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하며, 추경에 41억원을 추가 반영했다.
출생아 증가에 대응해 첫만남이용권 예산도 31억원 늘렸다. 첫째 아이에게 200만원, 둘째 이상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며 1876명을 추가 지원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지 않는 24~86개월 미만 아동의 가정양육수당 지원 대상도 2만5120명에서 2만6257명으로 확대한다.
건강 분야에서는 장애인 스포츠강좌 이용권 대상을 4012명에서 6565명으로 늘리는 데 10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체력9988’ 직영센터도 청담역과 성북청소년성문화센터, 50+남부·서부캠퍼스 등 4곳을 새로 조성한다.
손목닥터9988을 활용한 비만 고위험군 지원도 추진한다. 생명보험협회 기부금을 활용해 고위험군 3000명에게 체육시설 이용 바우처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동률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이번 추경은 법정의무경비와 국고보조사업 매칭 등 연내 필수 재정 수요를 우선 반영하고, 제한된 가용재원은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 생활안전 강화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계·의료·주거 지원과 청년·신산업 투자, 결혼·출산·양육 및 안전 인프라 확충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시의회 의결 후 신속히 집행해 시민이 변화를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