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5개 해역 중 31곳 고수온 특보…방류 2380만마리로 확대
돼지 5만4299마리·가금류 94만4234마리 폐사…농축산 급수·살수 지원 강화
[더파워 이경호 기자]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고수온이 이어지면서 양식어류 183만마리가 폐사하고 돼지와 가금류에서도 100만마리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는 광어·우럭 등 고수온 취약 어종의 조기 출하와 긴급 방류를 확대하고 농축산물 생육·급수 지원을 강화해 수급 불안에 대비하기로 했다.
정부는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폭염·가뭄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가 나타나는 곳은 양식장이다. 지난 10일 기준 전국 35개 해역 가운데 31개 해역에 고수온 특보가 내려졌으며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183만마리로 집계됐다.
지난달 부산·울산·경남과 광주·전남 등의 강수량이 지난해보다 64.7% 감소한 가운데 폭염까지 겹치면서 동·남해 수온이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현재까지 가격 충격은 제한적이다. 전체 폐사 물량 가운데 시장 출하가 가능한 크기의 광어와 우럭은 약 10% 수준이다. 이달 광어 소매가격은 ㎏당 3만7950원으로 전월보다 0.02% 하락했고, 우럭도 3만7430원으로 0.3% 내렸다.
출하 가능한 물량도 아직은 유지되고 있다. 1㎏ 이상 광어 양성 물량은 1148만마리로 지난해와 비슷하고, 500g 이상 우럭은 272만마리로 전년보다 27.7% 많다.
다만 8~9월 수온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피해가 확대될 경우 가격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부는 광어와 우럭, 전복 등 고수온에 취약한 품종의 조기 출하를 유도해 폐사 위험과 수급 영향을 동시에 낮추기로 했다.
조기 출하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산물 할인 지원에는 총 3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광어·우럭·전복 등을 대상으로 한 ‘대한민국 수산대전-고수온 특별전’은 최대 50% 할인 방식으로 오는 23일까지 운영한다. 지난 7월 5주차까지 조기 출하된 물량은 2만3149톤으로 전년보다 12.3% 증가했다.
양식장 사육밀도를 낮추기 위한 긴급 방류도 확대한다. 지난 10일까지 우럭 32만마리를 방류했으며 올해 전체 방류 목표는 2380만마리로 지난해 1154만6000마리의 두 배 수준이다. 피해 상황에 따라 추가 방류도 검토한다.
고수온 대응 장비 예산은 지난해 58억원에서 올해 94억원으로 늘렸다. 히트펌프와 액화산소 공급장치, 차광막 등을 보급하고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한다.
피해 어가에 대한 복구 지원도 확대한다. 올해 재난지원금 예산은 332억원으로 전년보다 153% 늘렸으며 추석 전 1차 복구비를 지급할 예정이다.
넙치와 우럭 등 18개 품목의 복구 단가를 인상하고 김 종자 등 7개 품목을 새로 지원 대상에 넣는다. 피해 원인이 확인되면 30일 이내 추정 보험금의 50%를 먼저 지급하고, 피해 수준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재해에는 보험료 할증도 제외한다.
농축산 분야에서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농작물은 경남과 전남을 중심으로 단감 1125.7㏊, 벼 572.5㏊ 등에서 일소와 생육 저하가 발생했다.
정부는 생육관리협의체를 상시 운영하면서 폭염 피해가 우려되는 작물에 약제와 영양제, 긴급 용수를 공급한다. 약제·영양제 할인 공급에는 22억원, 차광도포제에는 3억6000만원을 투입한다.
미세살수장치와 햇빛차광막 등 재해예방시설은 올해 3786개 농가에 설치를 지원한다. 필요하면 지방자치단체와 농협 등이 급수차량과 공용 물백도 투입한다.
축산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폭염으로 돼지 5만4299마리와 가금류 94만4234마리가 폐사했다. 두 축종을 합치면 99만8533마리에 달한다.
다만 피해 규모는 지난해보다 61% 줄었으며 전체 사육 마릿수에서 폐사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돼지 0.4%, 육계 0.6%, 산란계 0.08%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축산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폭염 장기화에 대비해 지방자치단체와 농·축협 방역차량 550대를 활용한 ‘찾아가는 살수 지원’도 확대한다. 당초 신청 농가 중심에서 취약농가를 직접 발굴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지난 10일 기준 집중관리 대상은 1만8978곳으로 늘었다.
고온 스트레스 완화제와 열차단도포제, 냉방장비 등 현장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 농축수산물 공급량과 가격 변동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생육·사육 상황과 고수온 피해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