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자 80%·비수도권 70% 이상…재창업 참여 기준 3년→7년
플랫폼 보안 전면 개편·AI 검증 도입…최종 경연 400명으로 확대
[더파워 한승호 기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한 차례 제동이 걸렸던 정부의 ‘모두의 창업’ 2차 프로젝트가 오는 20일 다시 출발한다. 1차보다 두 배 많은 1만명을 선발하고, 예비창업자와 비수도권 창업자에게 선발 기회를 집중한다. 유출 사고 이후 플랫폼 보안은 공공정보시스템 수준으로 강화하고 심사 과정에는 다면평가와 인공지능(AI) 검증을 도입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의 ‘제2차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2차 모집은 오는 20일 시작하며 10월 초 1만명의 합격자를 선정한 뒤 11월까지 초기 멘토링을 진행한다.
가장 큰 변화는 규모다. 1차 프로젝트에서는 5000명을 선발했지만 2차에서는 일반·기술 분야 8000명과 로컬 분야 2000명 등 모두 1만명을 뽑는다. 이후 지역 오디션에서 2200명으로 압축하고 대국민 경연에는 400명이 진출한다. 1차 당시 지역·권역 오디션 1100명, 대국민 경연 2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후속 경연 규모도 두 배로 커졌다.
참가 문턱도 낮춘다. 기존에는 예비창업자와 창업 3년 이내 재창업자가 참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창업 7년 이내 재창업자까지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사업의 무게중심은 첫 창업에 둬 전체 선발자의 80% 이상을 예비창업자로 채울 계획이다.
지역 선발 비중도 크게 높인다. 중기부는 전체 선발자의 70% 이상을 비수도권 창업자로 구성하기로 했다. 1차 모집 당시 비수도권 신청자는 전체의 53.4%였지만 실제 2차 선발 단계에서는 지역 창업자의 비중을 이보다 더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1차에서 탈락한 참가자에게도 다시 문을 연다. 온·오프라인 재도전 멘토링을 받고 창업 아이디어를 보완한 이력이 있으면 2차 선발 과정에서 우대한다. 지식재산처 ‘모두의 아이디어’ TOP100, 중기부 ‘모두의 창업 대학 리그’ 결선 진출팀처럼 다른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선발된 인재에게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한다.
초기 선발된 1만명에게는 1대1 멘토링과 200만원의 창업활동자금, AI 솔루션을 지원한다. 지역 오디션 진출자에게는 최대 2000만원의 초기 사업화 자금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첨단 GPU, 관세청 수출교육과 무역통계 활용, 규제 스크리닝, 선배 창업자·기술 멘토링, 협약보증과 투자설명회(IR) 등을 연계한다.
최종 대국민 경연에 오른 400명에게는 상금과 투자, 후속 사업화, 글로벌 진출 지원이 이어진다. 최종 단계에서는 상금과 투자를 합쳐 최대 10억원까지 지원하는 구조다.
창업활동자금도 실제 창업 준비에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별도 증빙을 제출하면 온라인 결제대행(PG) 업종에도 쓸 수 있도록 하고, ChatGPT와 Claude 등 해외 AI 서비스 이용료 역시 창업활동자금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한다.
대신 정부가 제공하는 AI 솔루션은 숫자를 줄이고 품질을 높인다. 1차에서는 283개 기업의 406개 솔루션이 참여했지만 2차에서는 AI·과학기술 분야 전문가 평가를 거쳐 50개 이내 기업, 약 150개 솔루션으로 압축한다. 한 기업이 등록할 수 있는 솔루션도 최대 3개로 제한한다.
창업가를 실제로 보육하는 기관은 119곳에서 170여곳으로 늘어난다. 기존 대학과 액셀러레이터(AC), 벤처캐피털(VC), 공공기관에 대·중견기업까지 새로 참여한다. 대·중견기업 2곳, AC·VC 60여곳, 공공기관 20여곳, 대학·민간기관 80여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멘토 관리도 강화한다. 참여 멘토의 자격 기준을 명문화하고 한 명이 활동할 수 있는 기관을 최대 2곳으로 제한한다. 멘토 풀도 예비·초기 단계와 특화 분야별로 나눠 창업자의 상황에 맞게 연결하고, 비위행위가 적발되면 제재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한다.
창업 분야 역시 기존 일반·기술과 로컬에서 대학·청소년·사회혁신·글로벌까지 넓어진다. 대학 리그에는 전국 11개 창업중심대학을 중심으로 550개팀이 참여하고 지역 라운드 110개팀을 거쳐 무박 2일 해커톤 결선에 22개팀이 오른다. 이들 22개팀에는 ‘모두의 창업’ 우선 진출 기회가 주어진다.
청소년 리그에는 11개 거점 비즈쿨과 지역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280개팀이 참여한다. 지역 라운드에서 200개팀을 가리고 최종 11개팀을 선발해 실제 창업 과정에 가까운 실습·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사회문제를 창업으로 풀어보는 ‘사회혁신 소셜벤처 리그’도 신설한다. 지역사회 돌봄 공백 해소, 일자리·사회참여 확대, 중소사업장·취약계층 에너지 개선, AI를 활용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산성 향상, 자원순환·폐기물 문제 등 5개 과제를 다룬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100개사는 문제 구체화와 비즈니스모델 고도화를 지원받는다. 이후 40개사를 대상으로 솔루션 정립과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고, 최종 10개사에는 장관 표창과 최대 1억5000만원의 사업화 지원을 제공한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직접 도전하는 글로벌 리그도 새로 만든다. 미국 실리콘밸리·뉴욕에서 40명, 싱가포르와 인도에서 각각 20명을 선발한다. 참가자에게는 최대 3000만원의 사업화자금과 현지 정착 프로그램, 글로벌 멘토링을 지원한다.
이번 2차 프로젝트에서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심사와 보안이다. 앞서 ‘모두의 창업’ 플랫폼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2차 모집 일정이 미뤄졌고, 중기부는 지난달 시스템 보완 이후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사는 멘토 3인의 공동심사와 보육기관 심의위원회를 결합한 다면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AI 생성률 검사와 논문·공모전 등 외부 데이터를 활용한 표절 검사도 도입하고, 신청자가 제출한 영상은 반드시 확인하도록 했다. 심사 피드백도 최소 200자 이상 작성하도록 해 평가의 구체성을 높인다.
플랫폼 보안체계는 전면 개편한다. API에 포함되는 정보를 최소화하고 비정상 접근 탐지·차단과 암호화를 강화하는 한편 개인정보 보유·파기 기준, 창업 아이디어 관리, 접근권한 체계도 다시 설계한다.
국정원 보안성 검토와 행정안전부 사전협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 영향평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영향평가 등 공공정보시스템에 요구되는 절차도 적용한다. 외부 보안관제 기업을 통한 상시 점검과 침해 대응훈련도 추진한다.
구윤철 부총리는 “아이디어 보호를 위해 보안을 공공시스템 수준으로 강화하고 다면평가, AI 검증 등을 통해 심사의 공정성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1월까지 170개 전문 보육기관을 통해 밀착 멘토링을 제공하고 글로벌·대학·청소년·소셜벤처 등 특화 리그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한 번의 도전이 탈락으로 끝나지 않도록 ‘도전경력증명서’의 활용도도 높인다. 모두의 창업 도전·진출 이력을 공식 경력으로 남겨 창업지원사업 가점과 창업 인프라 입주 우대, 정책융자 우대금리, R&D 가점 등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차 프로젝트에는 지난 3월26일부터 5월15일까지 6만3000명이 몰렸다. 정부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으로, 신청자의 68.0%는 39세 이하 청년이었고 53.4%는 비수도권 참가자였다. 일반·기술 분야에는 5만1907명, 로컬 분야에는 1만1037명이 신청했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