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U25 8월 한때 톤당 3만100원…2020년 이후 처음 3만원 돌파
제4차 계획기간 총량 25.37억톤으로 축소…과잉할당 2395만톤도 단계적 회수
발전부문 유상할당 2026년 15%→2030년 50%…외부 조달 수요 확대
기본 시나리오 2만7000~3만3000원…수급 따라 4만원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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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때 톤당 1만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던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이 3만원을 넘어섰다. 단순한 단기 급등이라기보다 정부가 배출권 총량을 줄이고 발전사에 무상으로 나눠주던 몫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시장의 공급·수요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배출권시장의 최대 고민은 공급과잉이었다. 기업들이 필요 이상으로 배출권을 보유하면서 가격은 8000~1만1000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출권 KAU25는 지난 8월 20일 톤당 3만100원까지 올라 2020년 이후 처음으로 3만원을 넘어섰다. 8월 말에는 2만9450원에 마감했고, 주력물이 KAU26으로 교체된 이후에도 지난 7일 2만9950원을 기록하며 3만원선에 바짝 붙었다.
상승 속도도 가팔랐다. 2025년 KAU24와 KAU25는 대부분 8000~1만1000원대에서 거래됐고 지난해 말 종가는 1만400원에 불과했다.
올해 1월부터 가격 흐름이 달라졌다. 1월 19%, 3월 13%, 5월에는 무려 44% 오르며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6월에는 장중 2만8800원까지 오른 뒤 2만2800원으로 밀리며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후 7월과 8월에도 각각 13.8%, 13.5% 상승했다.
거래도 함께 늘었다. 6월 거래량은 1136만톤으로 2015년 시장 개설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8월 거래대금은 2539억원까지 확대됐다.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동시에 늘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투기적 상승보다 배출권 수급 재편을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 국내 배출권 가격 상승률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도 두드러졌다. 8월 아시아·태평양 주요 배출권 시장이 평균 2% 상승하는 동안 국내 배출권은 13.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를 100으로 놓고 비교하면 한국 배출권 가격 상승률은 215%를 넘어 유럽과 중국, 미국 캘리포니아 시장을 크게 웃돌았다.
배출권 가격을 밀어올린 첫 번째 변화는 공급이다.
정부는 제4차 계획기간 배출허용총량을 25억3730만톤으로 설정했다. 이 가운데 시장안정화에 사용할 수 있는 예비분 8528만톤도 총량 안에 포함했다.
772개 할당대상업체에 사전 배정된 물량은 23억6299만톤이다. 나머지 유상할당 물량은 정부가 보유한 뒤 계획기간 동안 경매를 통해 공급한다.
과거보다 총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시장안정화용 예비분까지 전체 한도 안에 포함되면서 배출권 공급 구조가 이전보다 빡빡해진 셈이다.
과거 과잉할당 물량도 회수된다. 정부는 에너지통계 정정에 따라 제3차 계획기간 전환부문에 과도하게 배정된 배출권 2395만톤을 회수하기로 했다.
다만 이 물량이 한 번에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기업들은 미리 제출한 납부계획에 따라 제4차 계획기간까지 나눠서 반납할 수 있다.
따라서 2395만톤 회수가 최근 가격 급등을 직접 만든 요인이라기보다 앞으로 시장에 남을 잉여 물량을 줄이는 중기적인 수급 개선 요인에 가깝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