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장 인선까지 정조준…“전남청사 빈 껍데기 만들 셈인가, 모든 수단 동원해 맞설 것”
“‘3개 청사 균형 운영 약속’ 어디 갔나”
전남청사 출근 10일·동부청사 5일 주장
정무직 20명 중 15명 광주 배치 ‘반발’
의원들, ‘노골적 광주 편중’ 인사 ‘비판’
이미지 확대보기▲전남광주시의회 서남권 의원들이 14일 특별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영배 시장의 청사 운영과 정무직 배치, 부시장 인선 등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사진=더파워뉴스 손영욱 기자)[더파워 호남취재본부 손영욱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의 핵심 명분인 ‘균형’이 시작부터 삐걱거리며 서남권의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전남광주시의회 서남권 의원들은 14일 특별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영배 시장의 청사 운영과 정무직 배치, 부시장 인선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으며 “광주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인가”, “서남권과 전남청사를 빈 껍데기로 만들고 있다”고 직격했다.
의원들은 특히 통합 초기 약속했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며 민 시장의 시정 운영을 ‘불통과 독선’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전남과 광주가 40년 만에 다시 만나 출범한 통합특별시가 시작부터 ‘광주 쏠림’ 논란이라는 거센 암초를 만났다.
서남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남·광주 행정통합의 명분과 정당성은 첫째도 균형이고 둘째도 균형”이라며 “민영배 시장이 보여주는 서남권 홀대에 주민들의 심정은 실망을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원들이 정조준한 것은 민 시장의 청사 근무 실태다.
이들은 통합시 출범 초기 ‘주청사 없이 3개 청사를 균형 있게 사용하고 순환 근무하겠다’는 취지의 약속이 있었지만 사실상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이 이날 공개한 의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민 시장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광주청사에서 근무했으며, 전남청사는 시의회 본회의 의무 출석이 있었던 날을 제외하면 10일, 동부청사는 단 5일 출근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의원들은 특히 서남권 민심이 악화됐다고 판단한 9월 초에도 전남청사 출근이 하루에 그쳤다며 시장의 지역 균형 의지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말로는 균형, 인사는 광주로”…정무직 배치도 도마 위
논란의 불씨는 청사 출근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서남권 의원들은 정무직 공무원 배치에서도 심각한 광주 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근무 중인 정무직 20명 가운데 전남청사 배치는 2명, 동부청사는 3명에 불과한 반면 무려 15명이 광주청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더욱이 전남청사에 배치된 2명 가운데 1명마저 광주에서 출퇴근하고 있다고 의원들은 밝혔다.
단순한 숫자로만 보면 정무직 20명 가운데 75%가 광주청사에 집중됐다는 계산이다.
의원들은 이를 단순한 인력 배치 문제가 아니라 서남권 민심이 시정 핵심부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주요 정책과 현안에 관한 민심 전달과 정부 조정 기능을 담당하는 정무직 공무원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서남권 민심에 귀 기울여 줄 사람이 사실상 한 명에 불과하다”며 “결국 시장 스스로 서부권 민심에 눈감고 귀를 막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따져 물었다.
◇부시장 인선까지…“국가직 보내고 측근 내려보내나”
서남권 의원들의 비판은 부시장 인선 문제에서 더욱 날카로워졌다.
의원들은 당초 의회에 제출된 조직개편안에는 전남청사에 부시장 2명을 배치하고 이 가운데 1명을 국가직 부시장으로 두는 방안이 담겼지만, 불과 며칠 사이 국가직 부시장을 동부청사에 배치하고 전남청사에는 지방직 부시장 2명을 두는 것으로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남청사 부시장 예정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과거 정치·행정 경력을 거론하며 ‘측근 인사’ 의혹까지 제기했다.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던 국가직 부시장은 다른 곳으로 보내고 전남청사에는 실세 측근들을 내려보냈다”는 취지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전남의 실정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인사에게 전남지역 행정을 총괄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따져 물었다.
다만 ‘측근 인사’라는 표현은 서남권 의원들의 정치적 평가이자 주장으로, 인사의 적절성과 실제 인선 배경에 대해서는 민 시장 및 특별시 측의 설명과 반론이 필요한 부분이다.
◇“통합인가, 광주 흡수인가”…균형 명분 자체 흔들
이번 기자회견의 핵심은 결국 ‘통합특별시가 누구를 위한 통합이냐’는 문제 제기로 모아졌다.
서남권 의원들은 민 시장을 향해 사실상 공개적인 경고장을 던졌다.
“시장이 원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 인사들로 채워지는 광주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인가.”
이어 “도대체 우리가 원하는 통합시장은 어디에 있는가. 불통과 독선으로 서남권과 전남청사는 빈 껍데기가 되어 가고 있다”며 민 시장이 서남권 민심을 직접 듣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합의 간판만 내걸었을 뿐 실제 권한과 인력, 행정의 중심축이 광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는 것이 의원들의 문제의식이다.
특히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통합특별시 출범 당시 강조됐던 ‘지역 간 균형’ 원칙이 실제 행정 과정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남권 의원들 “모든 수단 사용”…민 시장과 정면 대응
서남권 의원들은 이날 단순한 유감 표명에 그치지 않고 강력한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은 “전남·광주 행정통합의 명분과 정당성을 사수하기 위해 통합특별시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해 민영배 시장의 독선과 불통의 시정 운영을 온몸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직개편안을 무조건 보이콧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의원들은 상임위원회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조직개편안을 다루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분명하게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어느 청사에서 며칠 근무했느냐’는 출근일수 논란을 넘어 통합특별시의 권력과 인사, 행정 기능을 어떻게 지역별로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구조적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균형’을 명분으로 출범한 통합특별시에서 특정 지역 편중 논란이 계속된다면 통합 과정에서 형성된 지역 간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민 시장과 특별시 집행부의 명확한 설명이 요구된다.
손영욱 더파워 기자 son4909@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