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류동우 기자] 전 세계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지난달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이 600억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209% 급증했고 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컴퓨터·주변기기 수출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8월 ICT 수출이 599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228억4000만달러보다 16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186억1000만달러로 48.8% 늘었고 무역수지는 41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ICT 수출은 지난 6월 572억8000만달러, 7월 533억6000만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8월에는 종전 최고였던 6월 실적을 27억달러 웃돌면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ICT 무역수지도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종전 최고였던 지난 6월 390억8000만달러보다 22억9000만달러 많았다. 7월에는 350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에서 ICT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8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982억5000만달러로 이 가운데 ICT가 61.0%를 차지했다. 지난 6월 56.2%, 7월에 이어 8월에는 비중이 더 높아지면서 수출 증가세에서 ICT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졌다.
ICT 수출 급증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8월 반도체 수출은 466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9.0%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5월 371억6000만달러였던 반도체 수출은 6월 448억2000만달러로 올라선 뒤 7월 410억2000만달러, 8월 46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400억달러대를 유지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도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AI 인프라용 반도체 수요가 계속된 데다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수출액을 끌어올렸다.
D램 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5월 20달러에서 6월 21달러, 7월 24달러, 8월 25달러로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338.6% 높은 수준이다. 낸드플래시 128Gb 가격도 8월 30.5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791.2% 상승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409억4000만달러로 290.2% 급증했다. HBM과 서버용 D램 모듈 등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실적 확대를 이끌었다.
D램 수출은 235억7000만달러로 412.0%, 낸드플래시는 28억6000만달러로 343.4% 증가했다. 메모리 MCP도 122억2000만달러로 165.5% 늘었다.
시스템반도체 수출도 50억9000만달러로 24.3% 증가했다. 후공정과 팹리스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난 가운데 패키징·테스트 수출은 24억6000만달러로 16.4%, 팹리스는 1억4000만달러로 93.3% 증가했다. 반면 파운드리는 4억5000만달러로 2.0% 감소했다.
AI 수요는 컴퓨터와 주변기기 수출도 밀어올렸다. 8월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은 6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3.1% 증가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주변기기 수출은 62억3000만달러로 405.3% 급증했다. AI 데이터 처리를 위한 서버 투자가 늘면서 기업용 SSD 수출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SSD 수출은 59억8000만달러로 479.5% 늘었다. 지난 5월 39억6000만달러에서 6월 51억6000만달러, 7월 45억1000만달러를 거쳐 8월에는 약 60억달러까지 확대됐다.
특히 미국으로의 SSD 수출은 40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80.8% 급증했다. 중국·홍콩으로는 7억1000만달러로 265.1%, 싱가포르는 1억1000만달러로 635.4% 증가했다.
컴퓨터 자체 수출도 1억7000만달러로 85.4% 늘었다. 중대형 컴퓨터가 5000만달러로 156.9%, 컴퓨터 부품은 1억1000만달러로 88.6% 증가했다.
휴대폰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8월 휴대폰과 부분품 수출은 1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3.2% 증가했다.
완제품 수출은 4억7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신제품 판매량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부분품 수출은 11억7000만달러로 17.9% 증가했으며 애플을 비롯한 해외 생산거점으로의 고부가 부품 수출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통신장비 수출은 2억1000만달러로 11.5% 증가했다. 베트남으로의 통신기기 부분품과 인도 전장용 장비, 일본 무선통신용 기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디스플레이 수출은 주요 ICT 품목 가운데 감소했다. 8월 디스플레이 수출은 16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 줄었다.
OLED 수출은 12억5000만달러로 7.2% 감소했다. 휴대폰 등 완제품에 들어가는 OLED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용도별 OLED 수출을 보면 휴대폰용이 9억4000만달러로 3.5%, TV용은 9000만달러로 15.5%, 노트북용은 1억달러로 36.1% 각각 감소했다. 모니터용은 1억2000만달러로 11.9% 증가했다.
LCD 수출은 OLED 전환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저효과로 6.7% 늘어난 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최대 ICT 수출시장인 중국·홍콩으로의 수출은 27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27.9% 급증했다. 전체 ICT 수출에서 중국·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45.5%에 달했다.
중국·홍콩 수출 가운데 반도체가 244억1000만달러로 299.7% 증가했고 휴대폰은 9억7000만달러로 23.5%, 컴퓨터·주변기기는 8억2000만달러로 207.4% 늘었다. 중국·홍콩 수출은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은 9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6.5% 증가했다. 반도체가 42억7000만달러로 290.8% 늘었고 컴퓨터·주변기기는 41억2000만달러로 913.3% 급증했다. 휴대폰 수출도 2억달러로 185.8% 증가했다.
베트남 수출은 70억1000만달러로 81.4% 증가하면서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가 53억5000만달러로 143.1%, 휴대폰은 1억4000만달러로 12.0% 늘었다.
대만 수출은 55억4000만달러로 54.3%, 유럽연합(EU)은 19억3000만달러로 49.1% 증가했다. 인도는 10억4000만달러로 126.7% 늘면서 9개월 연속 증가했고 일본도 5억6000만달러로 72.4% 증가했다.
ICT 수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8월 수입은 18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125억1000만달러보다 48.8% 증가했다.
반도체 수입이 112억8000만달러로 71.4% 늘면서 전체 수입 증가를 주도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입은 57억900만달러로 131.4%, 시스템반도체는 49억8100만달러로 44.6% 증가했다.
휴대폰 수입은 10억5000만달러로 79.4%, 컴퓨터·주변기기는 18억2000만달러로 39.9%, 통신장비는 3억9000만달러로 5.9% 늘었다. 반면 디스플레이 수입은 3억4000만달러로 6.6% 감소했다.
국가별 수입은 중국·홍콩이 39억7000만달러로 10.2% 감소했다. 대만은 39억6000만달러로 63.8% 증가했고 베트남은 20억9000만달러로 29.8%, 일본은 14억3000만달러로 41.0%, 미국은 8억1000만달러로 8.2% 각각 늘었다.
수출 증가폭이 수입을 크게 웃돌면서 ICT 무역수지는 41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103억3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4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353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체 ICT 무역흑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컴퓨터·주변기기는 45억9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13억5000만달러, 휴대폰은 5억9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통신장비는 1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역별 ICT 무역수지는 중국·홍콩에서 233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미국은 86억5000만달러, 베트남은 49억2000만달러, 대만은 15억8000만달러, EU는 12억2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일본에 대해서는 8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소·중견기업의 ICT 수출도 증가했다. 8월 중소·중견기업 ICT 수출은 57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9% 늘었다.
반도체가 31억4000만달러로 17.5%, 디스플레이는 1억8000만달러로 17.9%, 컴퓨터·주변기기는 2억5000만달러로 42.0% 증가했다. 반면 휴대폰은 1억8000만달러로 19.1% 감소했다.
중소기업만 놓고 보면 증가폭은 더 컸다. 8월 ICT 수출은 17억2000만달러로 34.8% 늘었다. 반도체가 3억9000만달러로 63.9%, 디스플레이가 1억달러로 58.0%, 컴퓨터·주변기기가 2억달러로 51.2%, 휴대폰이 6000만달러로 15.1% 증가했다.
올해 1~8월 누적 ICT 수출은 3671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2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301억4000만달러로 34.4% 늘었으며 누적 무역수지는 237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