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용 High-end CCL 대응…국내·중국에 9684억원 신규 투자
전자BG 매출 Capa 현재 2.6조→2029년 7조원…생산라인 21개→56개 확대
신규 29개 라인 모두 AI 네트워크·광모듈용 중심…고객사 제시 물량 기반
광모듈용 CCL 매출 2025년 300억원→올해 3000억원 이상 전망
[더파워 이경호 기자] 두산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동박적층판(CCL)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9684억원 규모의 추가 증설에 나서면서 전자BG의 중장기 성장 눈높이가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매출액 기준 생산능력(Capa)은 현재 2조6000억원에서 2029년 7조원으로 2.7배 확대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18일 두산의 신규 증설 계획에 대해 기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규모라며 전자BG의 중장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두산은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High-end CCL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총 9684억원을 투자한다. 투자기간은 지난 17일부터 2028년 말까지로, 국내에 4210억원, 중국 창수에 5474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투자금액은 기존에 발표한 중국 창수 2개 라인과 국내 증평 2개 라인, 태국 아라야 2개 라인을 제외한 신규 설비 투자분이다. 기존 투자금액은 중국 창수와 국내 증평을 합쳐 1300억원, 태국 1800억원 규모다.
신규 투자가 마무리되면 두산 전자BG의 생산라인은 현재 21개에서 2029년 56개로 늘어난다. 기존에 발표한 6개 라인과 이번에 추가된 29개 라인을 합쳐 총 35개 라인이 새로 더해지는 구조다.
자금은 사내 보유현금과 차입을 통해 조달한다. 별도의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은 계획하지 않았다.
매출 Capa 확대 폭도 기존 계획보다 크게 커졌다. 전자BG의 현재 매출 기준 Capa는 약 2조6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올해 말 2조9000억원, 2027년 3조1000억원, 2028년 5조5000억원을 거쳐 2029년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에 발표한 9684억원의 신규 투자로 추가되는 매출 Capa만 약 3조6250억원이다. 기존에 발표된 증설 효과까지 더하면 2029년까지 약 4조3750억원의 Capa가 추가되는 셈이다. 기존 투자계획과 비교하면 증설 규모가 483% 확대됐다.
권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순 계산으로 2029년까지 현재 Capa 대비 2.7배 증가해 연간 7조원의 매출 Capa 달성이 예상된다"며 "전사 평균 마진율보다 높은 고부가 High-end CCL 중심의 증설인 점을 감안하면 전자BG 이익률도 2029년까지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증설의 질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새로 추가되는 29개 라인은 모두 High-end CCL 생산라인으로 AI 네트워크용과 광모듈용 제품이 중심이다.
특히 회사 자체의 낙관적인 수요 전망을 바탕으로 한 선제 증설이 아니라 고객사가 제시한 물량을 중심으로 투자 규모가 결정됐다는 점이 강조됐다. 2028년 이후 기존 고객사의 수요 확대뿐 아니라 신규 고객사 확보 물량까지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두산 전자BG의 할인 요인으로 꼽혔던 생산능력 부족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봤다. 생산라인이 부족해 신규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기 어려웠던 구조가 개선되면서 특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협상력과 공급 교섭력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권 연구원은 "전자BG의 Discount 요인이었던 생산 Capa 부족 및 그에 따른 신규 고객사 확보 제한이 해소될 것"이라며 "높은 단일 고객사 의존도 완화와 고객사 다변화로 가격 협상력과 공급 교섭력 확대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광모듈용 CCL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산의 광모듈용 CCL 매출은 지난해 약 300억원에 그쳤지만 올해는 3000억원 이상으로 10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AI 데이터센터 내부의 데이터 전송량이 급증하면서 광통신 부품과 광모듈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 고사양 CCL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투자에도 광모듈용 CCL 생산라인이 포함됐다.
두산이 북미 AI 서버 업체의 랙 내부 Compute Board에서 단독 공급사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차별화 요인으로 제시됐다.
키움증권은 CPO(Co-Packaged Optics) 확산 과정에서 Network Board 사양 변경 우려가 존재하는 대만 CCL 경쟁업체와 달리 두산은 Compute Board에 공급하는 구조여서 상대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연내 마무리가 예상되는 SK실트론 인수도 기업가치에 추가적인 변화 요인으로 꼽혔다. SK실트론이 2027년부터 자체사업에 편입되는 가운데 전자BG의 수요 기반 증설까지 동시에 진행되면서 두산의 자체사업 가치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밸류에이션도 향후 생산능력 확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두산은 2026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42.1배, 2027년 26.3배, 2028년 21.6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권 연구원은 "28년 이후 고객사가 제시한 수요를 중심으로 증설하고 신규 고객사 확보 물량까지 감안한 만큼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졌다"며 "SK실트론 인수와 수요 기반 Capa 증설 확대는 두산의 중장기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