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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처럼 예술작품에 투자한다”...아트테크의 탄생

송광범 기자

기사입력 : 2020-10-1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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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송광범 기자] 그림 인생 2막은 화가가 아니라 컬랙터가 연다. 현대사회학자 세라 손튼은 이를 저서 <걸작의 뒷모습>에서 “위대한 작품은 탄생하는 게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예술작품이 자본주의와 만나 딜러나 큐레이터, 비평가, 컬랙터 등의 손을 거쳐 ‘경제적 가치’를 갖추게 된다는 말이다.

아트테크는 예술작품의 ‘경제적 가치’에 자본을 투자하는 방법이다. 예술작품도 주식이나 부동산, 금·은처럼 가격이 오르고 내리기 때문이다. 아트테크는 가격이 오를 때 발생하는 시세차익으로 수익을 얻는 재테크다.

재테크는 불로소득 구조를 갖춰야한다. 자본을 투자해 노동하지 않고도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 기본이다. 책 <미술시장의 탄생>에서 저자는 이를 ‘제 3의 부 성취방법’이라고 표현했다.

저자는 “미술품을 바라보는 수요자들의 태도에도 서서히 변화가 생겼다”며 “미술품을 영구히 소장하는 애호품이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팔아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매회사 소더비(Sotherby's)가 소개한 '메이-모제스 지수 그래프' 1950년을 기준으로 2018년까지 미술시장이 연간 성장률 8.8% 기록했다고 설명 [사진제공=Sotherby's]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경매회사 소더비(Sotherby's)가 소개한 '메이-모제스 지수 그래프' 1950년을 기준으로 2018년까지 미술시장이 연간 성장률 8.8% 기록했다고 설명 [사진제공=Sotherby's]

실제로 특정 작품은 수익률에서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뉴욕대 지안핑 메이(Jianping Mei)와 마이클 모제스(Michael Moses) 교수는 피카소 작품으로 이를 설명했다. 두 교수는 미국 뉴욕 경매시장에서 재판매된 피카소 작품 111점의 거래 가격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피카소 작품을 평균 16년 소장하면 연 평균 9% 수익이 났다.

또 메이 교수와 모제스 교수는 1955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내 미술품 경매에서 반복해서 거래된 작품의 가격을 정리해 ‘메이-모제스 미술지수’를 발표했다. 이어 이 지수를 S&P500 지수의 흐름과 비교했는데, 두 지수는 근사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두 교수는 '메이-모제스 미술지수'를 설명한 보고서 <미 자산 : 투자로서의 예술품(Beautiful Asset : Art as Investment)> 서문에서 "예술품에 대한 투자 수익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연구는 거의 없다"며 "우리는 예술품이 여러 측면에서 개인과 기관의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될 가치가 있는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고 적어내기도 했다.

예술작품도 부동산이나 증권처럼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안핑 메이(Jianping Mei)와 마이클 모제스(Michael Moses) 교수가 보고서 〈미 자산 : 투자로서의 예술(Beautiful Asset : Art as Investment)〉에서 제시한 '메이-모제스 인덱스, S&P500 비교 그래프. (사진 : Beautiful Asset : Art as Investment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지안핑 메이(Jianping Mei)와 마이클 모제스(Michael Moses) 교수가 보고서 〈미 자산 : 투자로서의 예술(Beautiful Asset : Art as Investment)〉에서 제시한 '메이-모제스 인덱스, S&P500 비교 그래프. (사진 : Beautiful Asset : Art as Investment 갈무리)


아트테크에서는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부동산이나 증권, 경우에 따라 암호화폐와 다르다.

부동산이나 증권은 정부 정책이나 세계 경제 흐름, 신제품 발표, 원자제 가격 상승 등에 영향을 받는다. 이번 6.17 부동산 정책이 불러온 파장이나 몇 해 전 최종구 금융감독원 발언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였던 사건을 떠올리면 된다. 반면, 예술작품의 가격은 ‘가치’로 평가된다. 여기서 '가치'란 진품여부부터 작가나 작품의 미술사적 가치, 작가의 명성, 작품의 희소성과 유한성, 컬랙터나 비평가의 평가 등이 작품의 가격을 형성하는 요소다. “아트테크는 가치투자”라는 비유나 “위대한 작품은 만들어진다”는 발언이 이 지점에서 탄생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사진제공=Wikipedia]이미지 확대보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사진제공=Wikipedia]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는 1958년 영국에서 위작으로 판단돼 45파운드에 팔렸다. 60년 뒤 뉴욕에서 진품으로 밝혀지먼서 4억 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렸다. 또 중국 작가 웨민쥔은 신진작가였던 1995년 작품 <처형>을 5,000달러에 판매했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으면서 이 작품 가격은 590만 달러까지 올랐다. 또 영국 그래피티 작가 존 버거맨(Jon Burgerman)의 시리즈 작품 <피자 스컬(Pizza Skull)>는 여러 컬랙터가 소장하고 있는데, 같은 시리즈 작품이라도 영국 런던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 소장품이 후에 미술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송광범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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