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합성생물학사업단 구희범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를 mRNA로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13.2)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오는 10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스스로 죽도록 유도하는 유전자를 mRNA 형태로 전달하는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폐 전이암 모델에서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기존 mRNA 연구는 주로 근육주사를 통한 암백신 형태에 집중돼 정맥주사로 암세포에 직접 항암 유전자를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적화된 지질 나노입자를 제작, 암세포 표적 전달에 성공했다.
연구 전략은 두 가지 경로로 암세포 자멸(apoptosis)을 유도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외부 신호 단백질인 TRAIL, 두 번째는 세포 내부에서 자살 명령을 내리는 BAK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두 단백질을 동시에 발현하도록 mRNA를 설계해 암세포에 이중 압박을 가했으며, 단일 유전자를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강력한 항암 효과가 나타났다.
실험 결과, 폐 전이암 모델에서 지질 나노입자를 통한 mRNA 전달은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전이를 차단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알려진 mRNA 기술이 항암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구희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맥주사를 통해 주입된 지질 나노입자가 암세포에 mRNA를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앞으로 폐암뿐 아니라 다른 암종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을 비롯해 △중견연구 △유전자편집·제어·복원기반기술개발사업 △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 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의료계는 이번 성과가 정밀 표적치료 기반의 차세대 항암 전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목하고 있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