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 포럼인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CEO 서밋’이 28일 경북 경주에서 막을 올렸다. 전 세계 주요 기업 CEO와 APEC 회원국 정상 등 1700여 명이 모여 글로벌 경제 협력과 혁신 방안을 논의하는 이번 행사는 31일까지 3박 4일간 진행된다.
첫 공식 행사인 환영만찬은 이날 저녁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열렸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주관한 만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정부·지자체 관계자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 주한 외교사절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스탠딩 형식으로 약 90분간 진행된 만찬에는 경주 한우, 동해 전복 등 지역 특산물과 할랄·비건 메뉴가 함께 제공됐으며, 경북산 와인 중 국내외 주요 대회 수상작이 만찬주로 선정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에서 “신라 시대 학자들이 아이디어를 나누던 이곳 경주에서 오늘날 글로벌 리더들이 지혜를 모으게 됐다”며 “이번 APEC 서밋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자간 플랫폼으로 인류 공동 번영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티어스 콜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CMO,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등이 건배 제의를 통해 서밋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KBS 교향악단이 ‘경기병 서곡’, ‘호두까기 인형 행진곡’ 등을 연주했으며, 4인조 팝페라 그룹 포레스텔라가 한국어·영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의 공연으로 세계 각국 인사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이번 서밋은 ‘브릿지(Bridge)·비즈니스(Business)·비욘드(Beyond)’를 주제로 진행된다. 29일 개회식에서는 아·태 지역의 연결과 신뢰 회복 방안이 논의되고, 30일에는 인공지능(AI), 차세대 에너지, 디지털 전환 등 혁신 실행 전략이,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협력 체계가 집중 논의된다.
글로벌 주요 인사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CEO, 다니엘 핀토 JP모건 부회장, 쩡위췬 CATL 회장, 사이먼 칸 구글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 등이 참석한다. 황 CEO는 31일 특별 세션 연사로 무대에 올라 AI 반도체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국내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참석해 ‘산업 외교’ 무대에 나선다. 이들은 29일 개회식 이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 글로벌 경제 인사들과 오찬 및 만찬 회동을 이어가며, 30일에는 서울에서 젠슨 황 CEO와 만나 반도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로보틱스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대행사로는 ‘퓨처테크 포럼’과 ‘K-테크 쇼케이스’가 함께 열린다. 퓨처테크 포럼은 AI·친환경 조선·방산 등 6대 미래 산업 분야 협력을 다루며, K-테크 쇼케이스는 국내 기업의 혁신 기술을 세계에 소개해 글로벌 투자 및 파트너십 확대를 모색한다. 이 밖에도 와인·전통주 페어, K-미술전, 뷰티·웰니스 체험 등 문화 교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서밋은 글로벌 CEO들과 APEC 정상들이 일대일로 만나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세계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교류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