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자체 보유 K9 자주포 첫 출하…수출·R&D ‘속도전’

방위사업법 개정으로 국내 방산업계 첫 자체 무기체계 보유…비용·시간 절감에 수출 경쟁력 제고 기대

[더파워 유연수 기자] 국내 방산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방산업체들이 연구개발과 수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자체 무기체계를 직접 보유하는 길이 열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구개발(R&D)과 수출·마케팅용으로 활용할 K9A1 자주포를 자체 보유 장비로 제작해 경남 창원특례시 창원3사업장에서 출하했으며, 국내 방산업체가 수출·개조 개발 목적의 무기체계를 자사 명의로 보유하는 첫 사례라고 4일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이번에 출하된 K9A1 자주포는 내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에 처음 전시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방산업체들은 해외·국내 전시회 참가나 성능 개량, 연구개발을 위해 군에 인도된 장비를 일정 기간 빌려 쓰는 방식에 의존해 왔으나, 장비 차출에 따른 군 전력 공백 우려와 승인 절차에 따른 시간·비용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는 지난 7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위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바뀌었다. 개정안은 방산업체가 수출 또는 국방 연구개발 등을 목적으로 방위사업청장의 승인을 받아 방산물자를 생산하거나 개조·개발해 직접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개정에 따라 수출 주력 장비인 K9A1을 비롯해 포탑 완전 자동화 개발이 진행 중인 K9A2 자주포,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 등 주요 체계를 자사 명의로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방산업체가 장비를 자체 보유하게 되면서 비용·시간 측면의 효율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비 1대당 연간 약 1억원 수준으로 발생하던 대여비 등 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방위사업청과 국방부로부터 대여 승인을 받기 위해 통상 2~3개월씩 소요되던 행정절차도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해외 사업 수주를 위한 시제품 시험, 성능시험, 개조·개발 작업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고, 군 역시 장비 대여로 인한 전력 공백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회와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계기로 글로벌 방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회사 측은 자체 보유 장비를 활용한 제품 혁신과 수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K9 자주포와 레드백 등 주력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고, 다양한 해외 전시·시범 운용 기회를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연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