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국제유가가 다소 진정된 가운데서도 고환율과 반도체 가격 강세, 석유제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석 달 연속 올랐다. 한국은행은 19일 1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21.31(2020년=100)로 전월보다 0.3% 상승해 9·10월에 이어 오름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9% 올라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이후 소비자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쓰인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2.1% 하락했다. 농산물(-2.3%)과 축산물(-2.6%)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상추(-42.7%), 쇠고기(-4.6%), 돼지고기(-4.1%), 쌀(-3.7%) 등의 가격이 내려간 영향이다. 반면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5.0%)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3%) 가격 상승으로 0.8%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2023년 9월(6.9%)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개별 품목 가운데서는 경유(10.1%), 휘발유(5.1%)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에서는 플래시 메모리(23.4%), D램(15.5%) 등이 크게 올랐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6.4%) 하락으로 0.4% 내렸고, 서비스는 금융 및 보험 서비스(1.2%), 사업지원 서비스(0.2%) 등이 올라 0.1% 상승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국내 공급단계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지난 7월 이후 5개월 연속 오름세다. 원재료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0.5% 떨어졌지만, 중간재(1.1%)와 최종재(0.2%)가 올라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은 11월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했음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과 원유 정제 마진 확대 등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오른 데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생산자물가 상승 압력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1% 상승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9% 올랐다. 총산출 기준으로 농림수산품은 2.0% 하락했지만, 공산품은 1.9%, 서비스는 0.1% 각각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국내외 경기 여건 등이 향후 생산자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라며 관련 지표를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병수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