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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국내 첫 경대정맥 대동맥판 TAVI 성공

이설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1-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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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경로 막힌 고위험 환자에 ‘대정맥 경유’ 새 치료 옵션 제시

서울성모병원, 국내 첫 경대정맥 대동맥판 TAVI 성공이미지 확대보기
[더파워 이설아 기자] 복잡한 혈관 질환과 중증 신장질환으로 기존 경피적 대동맥판 치환술(TAVI) 접근이 어려웠던 고위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열렸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지난 16일 심뇌혈관병원 장기육 교수(순환기내과)팀이 국내 최초로 경대정맥 대동맥 판막 삽입술(Transcaval TAVI)을 라이브 시연 형태로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6일 밝혔다.

경피적 대동맥판 치환술은 딱딱하게 굳어 혈류를 막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을 개흉 수술 없이 치료하는 시술로, 2010년대 초반 국내 도입 이후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보통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하지만, 양측 대퇴동맥과 장골동맥이 석회성 협착으로 심하게 좁아진 환자에서는 이 표준 경로를 이용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목의 경동맥이나 좌측 겨드랑이동맥을 경유하는 고난도 접근법이 일부 센터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각각 뇌경색 가능성과 지혈·혈관 합병증, 상완 신경총 손상 위험을 안고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성모병원 타비팀이 이번에 시행한 경대정맥 TAVI는 대정맥을 통해 대동맥으로 진입하는 방식으로, 기존 경로가 막힌 환자를 위해 고안된 고난도 시술이다. 허벅지의 대퇴정맥을 통해 카테터를 하대정맥으로 올린 뒤, 복부 대동맥 내에 미리 배치해 둔 올가미(snare)를 향해 접근한다.

두 혈관이 맞닿는 부위에서 특수 와이어에 일시적으로 전류를 흘려 혈관 벽을 정교하게 관통하고, 형성된 통로를 확장해 직경 7㎜ 유도관(sheath)을 넣어 대동맥 안으로 진입한 다음, 이 경로를 통해 인공 판막을 삽입·전개한다.

시술이 끝나면 니티놀(nitinol) 재질의 폐색 장치로 대동맥 진입 부위를 밀폐해 지혈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한다. 정맥과 동맥 사이에 일시적인 통로를 만들고 다시 막아야 하는 만큼 해부학적 이해, 고해상도 영상 유도, 출혈·혈압 변화 관리가 필수로, 세계적으로도 일부 고경험 센터에서만 시행되는 기술이다.

이번에 시술받은 환자는 오랜 당뇨병으로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79세 여성으로, 2년 전 협심증으로 우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고 2025년 12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좌전하행지 상부에도 추가 스텐트 시술을 받은 이력이 있다.

좌심실 박출률(LVEF)이 35%까지 떨어져 있고 폐부종과 폐렴을 겪은 뒤에도 숨찬 증상이 지속돼 TAVI가 필요했지만, CT 검사에서 양측 대퇴동맥부터 장골동맥까지 심한 석회성 협착이 확인돼 대퇴동맥 경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좌측 팔동맥 상부에도 석회성 협착이 있어 겨드랑이동맥 접근 역시 위험하다고 판단, 대정맥 경유 시술이 대안으로 선택됐다. 시술은 대한심혈관중재학회가 주관한 라이브 시술로 진행됐으며, 환자는 현재 입원 병실에서 안정적으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은 이번 대정맥 접근을 포함해 경대퇴동맥, 겨드랑이동맥 등 현존하는 대부분의 TAVI 접근법을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혈관 상태와 동반 질환, 해부학적 특성에 따라 기존 표준 경로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경우에도 위험도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해당 센터는 국내 최초 경피적 하대정맥 판막 치환술(2021년), 국내 최초 겨드랑이동맥 접근 TAVI(2022년), 국내 최초 관상동맥 보호를 위한 판막 깃 절개술(2023년), 99세 초고령 환자 TAVI 치료(2024년) 등 다수의 ‘최초’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초 국내 두 번째로 TAVI 시술 누적 1000례를 돌파한 바 있다.

또 메드트로닉과 마이크로포트로부터 TAVI 분야 Center of Excellence(CoE) 자격을 국내 최초로 모두 획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심장중재의들을 교육하는 지정 센터로도 활동 중이다.

장기육 교수는 “중증 대동맥 판막질환자는 판막 주변 혈류 역류와 순환 장애가 계속되면 자연 회복이 사실상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중재적 치료 대안이 없어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개흉 수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환자들에게 이번 경대정맥 TAVI가 새로운 희망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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