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바이오시밀러·원가 개선에 4분기만 매출 25%·영업익 142%↑
[더파워 이설아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이 합병 시너지와 신규 바이오시밀러 성장에 힘입어 연매출 4조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동시에 열었다. 셀트리온은 5일 공시를 통해 2025년 연결기준 매출 4조1625억원, 영업이익 1조16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은 전년보다 매출이 17%, 영업이익이 137.5% 늘어난 수치로, 연간 영업이익률은 14.3%포인트 상승한 28.1%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은 1조3302억원, 영업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1%, 142% 증가했다. 앞서 제시했던 전망치(매출 1조2839억원, 영업이익 4722억원)를 모두 웃돌면서 보수적으로 제시했던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최종 실적을 확정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고수익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확대가 있다.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등 기존 제품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램시마SC·유플라이마·베그젤마·짐펜트라·스테키마·옴리클로·스토보클로·오센벨트 등 신규 제품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면서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3조86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규 제품 매출 비중은 54%로 절반을 넘어섰다. 램시마의 경우 유럽 점유율이 59%, 미국(제품명 인플렉트라)에서 30%를 기록하며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맥주사(IV) 제형에 더해 조제시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보관 편의성을 높인 액상제형까지 추가하며 처방 저변을 넓히고 있다.
트룩시마는 미국·유럽에서 모두 30%대 점유율로 전년보다 17.1% 성장했고, 허쥬마는 유럽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는 동시에 일본에서는 75%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0.1% 성장했다.
유플라이마는 유럽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데다 미국 처방도 늘어 전년 대비 44% 성장했고, 베그젤마 역시 유럽 1위 지위를 유지한 가운데 미국에서 오픈마켓·온라인 플랫폼 등 채널 다변화 효과로 66.8% 성장했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됐거나 일부 지역에서 출시 준비 단계였던 스테키마, 스토보클로·오센벨트, 옴리클로, 앱토즈마, 아이덴젤트 등 신규 5개 제품은 연간 매출 3000억원을 넘기며 빠른 안착에 성공했다.
미국 주요 보험급여관리업체(PBM)의 선호 의약품(프리퍼드 드럭) 등재와 유럽 각국 입찰 수주가 매출 확대를 이끌었고, 올해부터는 이들 제품의 처방이 연중 본격화되면서 성장 폭이 더 커질 것으로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수익성도 뚜렷이 개선됐다. 셀트리온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4분기 35.8%로, 직전 분기(39%) 대비 약 3%포인트 떨어졌다. 합병 직후였던 2023년 4분기 63%에 육박하던 수준에서 고원가 재고 소진과 개발비 상각 종료 등으로 큰 폭으로 하락해, 회사는 합병에 따른 비용 부담이 사실상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본격적인 성장 궤도 진입을 선언하며 올해 매출 목표를 5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11개 바이오시밀러는 국내외 생산시설과 직접 판매망을 기반으로 안정 공급하고, 국가별 맞춤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고원가 제품 비중은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신규 제품 중심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내실 위주의 성장을 추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에는 신규 제품 매출 비중을 약 7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생산·위탁사업 확장도 본격화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인수를 마친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에서 2029년까지 3년간 일라이 릴리에 약 6787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올해부터 위탁생산(CMO)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브랜치버그 공장은 향후 미국향 자사 제품 생산 기지이자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전진기지로 활용되며, 생산능력도 최대 13만2000리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도 2038년까지 현재 11개에서 41개로 늘리고, 다양한 질환 영역을 추가해 공략 가능한 글로벌 시장 규모를 40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신약과 차세대 파이프라인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탈츠 바이오시밀러 CT-P52 임상 1상이 진행 중이고, 추가 후보 CT-P45·CT-P68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이 예정돼 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과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 바이오시밀러 CT-P44는 3상 임상이 진행 중이다.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피하주사(SC) 제형은 허가용 임상을 마무리했으며, 3개월 이내 유럽과 국내 규제당국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신약 부문에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태아 FC 수용체(FcRn) 억제제, 비만 치료제 등을 포함한 16개 파이프라인을 운영 중으로, 이 중 ADC 후보 CT-P70·CT-P71·CT-P73과 다중항체 후보 CT-P72 등 4개 제품은 2025년에 이미 인체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CT-P70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대상으로 지정돼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며, 2026년에도 다중항체 등 추가 신약 후보들이 잇따라 임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 시너지와 신규 제품의 시장 안착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올해도 구조적인 원가 개선과 신규 제품 출시 효과를 기반으로 고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와 더불어 신약·CMO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빅파마 수준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