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최근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유동성 공급이 둔화되면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상승 탄력이 주춤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위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의 공급량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테더 측은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투자를 통해 실사용 결제망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7일 한화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지배적 지표인 USDT 공급량은 지난해 말 약 1,873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 전환했다. 지난 25일 기준 공급량은 약 1,836억 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수치상 감소 폭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전문가들은 ‘2개월 연속 감소’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시장을 뒤흔들었던 2022년 ‘테라·루나 사태’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으로, 투자 심리 위축을 시사하는 신호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 자산인 USDC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1월 말 700억 달러 저점을 찍은 후 소폭 반등했으나, 연초 대비 뚜렷한 변동 없이 박스권에 머물고 있어 시장 전체의 달러 유동성이 확장되지 못하는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공급량 둔화라는 매크로 환경 속에서 테더는 ‘거래소 밖 세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테더는 최근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인 ‘Whop’에 2억 달러(한화 약 2,600억 원 규모)를 투자하며 본격적인 커머스 영역 확장에 나섰다.
Whop은 소프트웨어, 트레이딩 그룹, 온라인 강의 등 무형의 디지털 상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약 1,840만 명의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월간 총거래액(GTV)이 25%씩 급성장하며 크리에이터들이 연간 약 3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유망 플랫폼이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테더의 ‘월릿 개발 키트(WDK)’ 통합에 있다. 이를 통해 Whop 내 크리에이터와 사용자들은 별도의 복잡한 과정 없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결제하고 정산받을 수 있게 된다.
보고서는 테더의 이러한 행보를 단순한 투자가 아닌, 스테이블코인의 정체성을 ‘거래소 유동성 공급원’에서 ‘글로벌 인터넷 결제 인프라’로 전환시키려는 전략적 시도로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온체인 달러 유동성이 정체되며 시장 전반의 상승 동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테더는 이러한 국면에서 실사용 기반 파트너십을 강화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