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농지가 투기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논란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전국 농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전수조사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르면 3월 중 전국 농지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해 농지의 소유·거래·이용·전용 전반을 확인하겠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농지법 위반과 관련한 종합 점검으로,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농지 소유자의 ‘농업경영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법 위반과 관련한 종합적 전수조사로, 특히 투기 위험군을 강도 높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사 추진 배경에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24일 농지가 투기 대상이 돼 가격이 비싸졌다는 취지로 농지 전수조사 검토를 지시하고, 필요하면 위법 행위에 대해 농지 처분명령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지 가격이 높아 귀농도 어렵다며 땅값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행 헌법은 국가가 농지에 관해 ‘경자유전’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농지법’은 농지 취득·소유를 엄격히 제한한다. 농지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유·이용돼야 하며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원칙적으로 자신의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으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다.
다만 상속받은 농지, 8년 이상 농업경영 후 영농을 중단한 경우, 주말·체험 영농 목적 등은 예외적으로 소유가 인정되고, 임대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경작한 농지 등 일부 예외 규정이 있다.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는 처분 의무가 부과되며, 불법 임대나 휴경이 확인되고도 이행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처분을 명령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전수조사에서 농지 소유자의 농업경영 여부를 확인해 무단 휴경과 불법 임대차 등을 적발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나 관외 거주자가 취득한 농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신도시 투기 사태 당시에도 농지 전수조사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인력·예산 제약 등으로 추진되지 않았고, 현재는 2022년부터 매년 농지 이용 실태조사를 의무화했지만 조사 대상이 전체 필지의 10% 수준에 그쳤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농지 이용 실태조사에서 농지 처분명령을 받은 사람은 7722명으로 집계됐다. 처분명령 대상 농지 면적은 917ha(1ha는 1만㎡)로, 여의도 면적 290ha의 3배를 넘는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