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설아 기자] 심장 돌연사는 증상이 시작된 뒤 1시간 이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전조 증상을 놓치지 않고 위험 인자를 조기에 관리해야 한다는 의료진 조언이 나왔다. 서울특별시 서남병원은 심장 돌연사의 상당수가 심근경색과 협심증 등 허혈성 심장 질환과 관련돼 있어 평소 심장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순환기내과 고종훈 과장은 심장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돌연사로 생을 마감하며, 매년 인구 1000명당 1~2명꼴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발생 빈도는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약 4배 높아 중장년 남성층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돌연사로 이어지는 마지막 공통 경로는 치명적인 부정맥인 심실세동이다. 심실세동은 심장이 혈액을 순환시키는 기능을 사실상 상실하게 만드는 상태로, 의료 현장에서는 '화약고의 폭발'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 가운데 급성 심근경색과 협심증 같은 허혈성 심장 질환이 전체 돌연사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령에 따라 주요 원인도 다르다. 35세 이전에는 선천적인 심혈관 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반면, 35세 이후에는 관상동맥 질환이 중심이 된다. 여기에 독감 같은 전신 바이러스 질환이 심장에 영향을 미쳐 생기는 급성 심근염이나, 교감신경이 항진되는 수면 중 심장 발작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고 과장은 돌연사는 대개 심장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 발생하는 만큼, 흡연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가족력 같은 위험 인자를 미리 확인하고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흡연은 국내 40대 돌연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고지혈증은 심근경색 발생률을 높이고 고혈압과 당뇨병은 동맥 손상과 각종 합병증을 촉진할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맥박과 혈압을 끌어올리며 심장 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돌연사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몸이 보내는 구조 신호가 적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빠른 맥박,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 바위가 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30분 이상 이어질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이 어깨와 목, 팔로 퍼지거나 식은땀, 현기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즉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성인병이 있거나 평소 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증상이 잦은 경우에는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고종훈 과장은 “갑자기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통증이 어깨나 목, 팔로 뻗치며 식은땀과 현기증이 동반된다면 심장이 보내는 마지막 구조 신호일 수 있다”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 검진이 가장 기본적인 방어 수단으로 꼽힌다. 40대 이후 중장년층은 1년에 한 번씩 심장 초음파와 심전도,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심장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권고된다. 검사만으로 모든 돌연사를 완벽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전문의 상담을 통해 위험 인자를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 과장은 “평소와 다르게 운동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가슴 통증이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순환기내과 전문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며 “기본 검사만으로도 대부분의 심장 질환 진단이 가능한 만큼, 평소 관심과 실천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된다”고 말했다.
이설아 더파워 기자 seolnews@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