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AI 반도체 호황이 국내 주요 기업 경영평가 순위까지 흔들었다. SK하이닉스가 고속성장과 투자, 재무 안정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국내 500대 기업 대상 ‘그레이트 컴퍼니’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기업에 올랐다.
2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6년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비금융 기업 249곳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를 실시한 결과, SK하이닉스가 800점 만점에 648.3점을 받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CEO스코어의 ‘그레이트 컴퍼니’ 평가는 올해 10회째다. 평가 항목은 고속성장, 투자, 글로벌경쟁력, 지배구조, 건실경영, 일자리창출, 양성평등, 사회공헌 및 환경보호 등 8개 부문이다. 각 부문은 100점씩 배정되며, 업종과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표준점수를 산정한 뒤 세부 항목별 가중치를 적용한다. 지주사는 개별 기준으로 평가하고 공기업은 제외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지켰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97조14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66조1930억원보다 46.76% 증가했다. 순이익도 2024년 19조7969억원에서 지난해 42조9479억원으로 116.94% 늘었다.
삼성전자는 종합점수 615.4점으로 2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그레이트 컴퍼니 평가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1·2위를 기록한 데 이어 반도체 기업들이 다시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3위는 KT&G였다. KT&G는 지배구조와 사회공헌 및 환경보호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종합점수 587.0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위에서 4계단 상승했다. 셀트리온도 글로벌경쟁력과 양성평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584.0점으로 4위에 올랐다. 지난해 8위에서 4계단 오른 순위다.
현대자동차는 563.9점으로 2년 연속 5위를 기록했다. 이어 네이버 557.8점, 기아 557.6점, 삼성물산 549.5점, 삼성바이오로직스 549.2점, 카카오 523.5점 순으로 톱10에 포함됐다. 카카오는 올해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했다.
부문별 평가에서는 기업별 강점이 갈렸다. 고속성장 부문에서 매출 10조원 이상 기업 중 SK하이닉스, 한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고려아연, 대한항공이 상위 5곳에 선정됐다. 다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온시스템 인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기업결합 영향이 반영됐다.
매출 10조원 미만 기업 중 고속성장 부문에서는 에이피알이 1위를 차지했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매출은 1조5273억원으로 전년 7228억원보다 111.32% 늘었다. 순이익은 2897억원으로 전년 1076억원 대비 169.22% 증가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에스에이엠티, 두산, HD한국조선해양도 고속성장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 효과가 반영됐다.
투자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앞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설비투자 52조1531억원, 연구개발 투자 37조7548억원 등 총 89조9079억원을 집행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투자 총액이 가장 컸다.
SK하이닉스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28조5793억원으로 전년보다 71.52% 늘었고, 연구개발 투자는 6조7325억원으로 35.89% 증가했다. 투자 총액은 35조3118억원이었다. 카카오는 설비투자 6144억원, 연구개발 투자 1조2992억원 등 총 1조9136억원을 투자해 투자 부문 3위에 올랐다. 현대자동차와 LG화학도 상위 5곳에 포함됐다.
글로벌경쟁력 부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현대자동차, 기아, SK하이닉스가 우수기업으로 꼽혔다. 이 부문은 글로벌 1위 기업 대비 매출액 비중과 영업이익률 격차를 비교해 산정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4조5570억원, 영업이익률 45.41%로 평가됐다. 세계 10대 제약사인 중국 시노팜과 비교하면 매출 비중은 4.01%였지만, 영업이익률은 42.62%포인트 높았다. 셀트리온도 매출 4조1625억원, 영업이익률 28.07%로 시노팜보다 영업이익률이 25.28%포인트 높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세계 완성차 1위 폭스바겐보다 영업이익률이 각각 3.41%포인트, 5.20%포인트 높았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카카오와 KT&G가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이 부문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 이사회 여성 포함 여부, 이사회 출석률,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등을 평가한다. 카카오는 이사회 구성원 8명 중 4명이 여성 임원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이사회 평균 출석률은 100%,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93.33%였다. KT&G는 이사회 평균 출석률과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모두 100%였다.
건실경영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양식품, 크래프톤, 에이피알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48.59%, 주당이익 6만2044원, 이자보상배율 51.11배, 부채비율 45.95%를 기록하며 해당 부문 1위에 올랐다.
일자리창출 부문 1위는 서연이화였다. 서연이화의 고용증감률은 13.74%로, 직원 수가 939명에서 1068명으로 늘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비중은 99.25%, 평균근속연수는 15.2년, 1인 평균급여액은 1억1500만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네이버, SK인천석유화학,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도 일자리창출 부문 우수기업에 포함됐다.
양성평등 부문에서는 영원무역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임원 27명 중 여성 임원이 12명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44.44%였다. 여직원 비중은 69.23%로 남성보다 높았다. 남성 평균 급여는 9600만원, 여성 평균 급여는 7600만원으로 집계됐고, 평균근속연수는 남성 6.6년, 여성 8.3년이었다. 한세실업, 셀트리온, 오뚜기, 신세계도 이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사회공헌 및 환경보호 부문에서는 LG생활건강이 1위를 차지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6조3555억원, 기부금 520억원을 기록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8189%로 집계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4.64%, 에너지 사용량은 3.97% 줄였다.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LS일렉트릭, KT&G도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