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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장 접어야 유턴? 정부, 인정 요건 완화해 지방투자 끌어낸다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5-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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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국내 사업장 동일성 완화…대규모 투자엔 협상형 보조금 도입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연합뉴스
[더파워 한승호 기자] 정부가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이른바 유턴 정책을 지방투자와 첨단산업 유치 중심으로 개편한다. 산업통상부는 2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내복귀 재정립 및 촉진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해외 공장의 단순 국내 이전을 지원하는 기존 유턴 정책에서 벗어나, 첨단전략분야의 국내 생산역량 확보와 지방투자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공급망 재편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유턴 인정 범위와 보조금 지원체계, 투자 이행관리 방식을 함께 손질하기로 했다.

우선 유턴기업 인정 요건이 완화된다. 현재는 해외사업장을 청산·양도·축소하고, 해외사업장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사업장을 신설·증설해야 유턴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동일성 요건을 보다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해외사업장과 국내복귀사업장의 제품·서비스 유사성을 판단할 때 기존의 소재·부품, 생산공정뿐 아니라 기능과 용도, 핵심기술, 공급망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기업이 기존 해외사업과 완전히 같은 품목을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더라도 신산업 진출이나 사업구조 고도화 목적이 인정되면 유턴기업으로 볼 수 있는 길이 넓어지는 셈이다.

해외사업장 구조조정 요건 면제 범위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첨단산업·공급망 관련 특정 기술이나 제품 확인서를 보유하고 이를 국내복귀사업장에서 생산·활용하는 경우에만 청산·양도·축소 요건을 면제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첨단산업·공급망 분야에 해당하고 핵심 생산시설인 ‘마더팩토리’ 투자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중 유턴 관련 법령 정비를 추진하고, 내년부터 개편된 제도를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보조금 지원 방식도 바뀐다. 기존 유턴보조금은 기준표에 따라 보조비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 첨단산업과 공급망 등 전략 분야 또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는 정부와 기업이 협의해 지원 규모를 정하는 ‘협상형’ 보조금이 도입된다.

지원 규모는 비수도권 투자 여부, 지역균형발전 효과, 청년 고용 창출, 첨단전략기술 도입, 마더팩토리 해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차등 산정된다. 정부는 지방투자와 첨단전략기술 도입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정액 한도 중심 체계를 보조비율 상한 중심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현재 유턴보조금 지원 한도는 투자 건당 300억원, 첨단 분야는 400억원이며 기업당 600억원이다. 일반 업종과 소규모 투자는 현행 방식을 유지하되, 기본 보조비율은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수준에 맞춰 조정한다.

투자 이행 관리도 강화된다. 정부는 유턴기업으로 선정된 뒤 실제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지정이 취소되는 사례가 있었던 만큼, 선정 단계에서 국내투자계획의 구체성과 투자 이행역량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산업부 고위공무원이 위원장을 맡는 국내복귀실무위원회 신설을 추진한다. 이 위원회는 유턴기업 선정 평가와 보조금 심의 절차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협상형 보조금 지원체계의 최종 확정 기능을 맡게 된다.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의 이행기간도 지원 규모에 따라 현행 3년보다 길어질 수 있도록 개선된다. 다만 제조현장의 자동화 확대와 산업구조 변화를 고려해 고용과 면적 유지 요건은 현실에 맞게 조정한다.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한 기업에는 사후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첨단산업, 제조 AI, 공급망 분야를 중심으로 잠재 유턴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 코트라 해외 무역관을 활용해 관심 기업을 찾고, 유턴기업 대상 지방정부 IR 플랫폼을 구축해 지방자치단체의 투자유치 활동도 지원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별 전담 매니저도 지정된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지방정부, 업계 등이 참여하는 ‘유턴투자지원단’을 구성해 투자 검토부터 실제 이행까지 기업 애로를 밀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유턴은 단순한 공장 이전을 넘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되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유턴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지원 방식도 과감하게 개편·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선방안을 신속히 이행해 지방 중심의 유턴을 촉진하고, 양질의 유턴기업을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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