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외국인 관광객 증가 흐름이 과거와 달리 면세점보다 백화점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증권은 11일 유통·화장품·생활소비재 보고서에서 2016년과 2026년 외국인 인바운드 소비 패턴이 달라지면서 면세점과 백화점의 투자 포인트도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2016년 외국인 인바운드는 서울과 패키지, 면세점 중심이었다면 2026년은 개별여행과 전국 분산, 백화점 쇼핑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상장 업체 가운데 가장 분명한 수혜 업종 중 하나는 백화점”이라고 분석했다.
호텔신라에 대해서는 실적 턴어라운드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호텔신라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500억원 안팎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90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개선이다.
수익성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는 공항면세점 손실 축소가 제시됐다. 호텔신라는 2026년 4월을 끝으로 인천공항 DF1 영업을 종료했다. 하나증권은 인천공항 면세점 손실 대부분이 DF1에서 발생했던 만큼, 2분기 이후 공항점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시내면세점도 저마진 도매 매출 비중 축소와 할인율 하락, 고마진 소매 매출 비중 확대가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55% 수준까지 올라갔던 도매 할인율은 최근 35% 수준까지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시내면세점 영업이익률도 높은 한 자릿수 수준까지 개선됐다는 평가다.
호텔 부문은 투숙률과 객실료가 함께 오르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신라스테이 등 비즈니스호텔 매출 비중이 전체 호텔 매출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전국 16개 점포가 80%대 투숙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성수기에는 85%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하나증권은 호텔신라의 중장기 매출 성장률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인천공항 DF1 사업 종료로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 요인이 발생할 수 있고, 내국인 출국 수요도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추가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호텔 부문 역시 투숙률이 상단에 가까워진 만큼 향후 매출 증가는 객실료 인상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면세점과 백화점의 차이는 외국인 소비 패턴 변화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2016년에는 중국 단체관광객과 면세점, 럭셔리 화장품이 외국인 소비의 중심이었다. 당시 면세점 매출에서 화장품 비중은 80%에 달했고, 외국인 소비 모멘텀은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면세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에 집중됐다.
반면 2026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백화점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 여행은 개별여행 중심으로 바뀌었고, 서울뿐 아니라 부산, 경기, 경주, 강원 등으로 관광지가 분산되고 있다. 쇼핑 채널도 명동과 성수 등 가두점뿐 아니라 접근성이 좋은 백화점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화점 외국인 매출 비중은 최근 전체 매출의 7%까지 높아졌다. 하나증권은 백화점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백화점 성장률을 약 3%포인트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출의 절반가량이 명품에서 발생하고, 국내외 패션과 액세서리 구매도 늘고 있다는 점이 백화점 수혜의 근거로 제시됐다.
박 연구원은 “2016년 외국인 인바운드는 면세점 밸류에이션을 높이고 백화점 밸류에이션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현재는 외국인 인바운드 이코노미가 백화점 업체의 리레이팅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백화점 사례도 비교 대상으로 언급됐다. 일본 백화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15%까지 높아지며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상승을 경험했다. 하나증권은 한국은 명품 소비가 백화점에 집중되는 구조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매출 비중이 일본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현재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쇼핑은 실적 개선과 함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 중이라는 판단이다. 하나증권은 백화점 3사의 평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10배 안팎, 주가순자산비율이 0.5배 수준이라며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