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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수요 커지는데…“전력시장 개편 없인 에너지 신사업 한계”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1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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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한국자원경제학회 세미나…ESS·VPP 투자 유인 위한 제도 개선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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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한승호 기자] AI와 디지털 기술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에너지 저장장치와 가상발전소 등 에너지 신사업을 활성화하려면 전력시장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산업계와 학계의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자원경제학회와 공동으로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와 전력시장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시장 개편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ESS와 VPP 등 민간 에너지 신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가격체계와 거버넌스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장치다. VPP는 태양광, ESS, 전기차 등 분산 자원을 정보통신기술로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를 뜻한다.

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장은 개회사에서 “전력산업이 중앙집중형에서 분산·디지털 기반으로 바뀌며 다양한 신사업이 태동하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의 현실화를 위해 시장원리에 기반한 경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조 발제를 맡은 주성관 고려대 교수는 현행 전력시장 구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현재 국내 전력시장은 전기 공급 하루 전에 연료비를 기준으로 도매가격을 정하는 비용기반 시장 구조다. 이 방식은 실시간 수급 변화를 가격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 교수는 전력 공급이 부족할 때는 가격을 높여 수요를 분산하고, 공급이 충분할 때는 가격을 낮춰 사용을 유도하는 가격 신호가 작동해야 한다고 봤다. 이를 위해 현행 하루 전 시장을 실시간 시장으로 전환하고, 발전사와 전력판매사가 가격을 제시하는 가격입찰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패널토론에서는 민간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과 전력시장 거버넌스 개편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서진 홍익대 교수는 “민간 투자를 이끌기 위해서는 시장 개방뿐 아니라 신사업에 맞는 보상구조와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윤지 단국대 교수는 도매시장에서의 정당한 가격 발견과 소매요금 정상화가 함께 이뤄져야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전력시장 개편이 성공하려면 전력 감독 거버넌스의 독립성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업계에서는 제도 개편의 불확실성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효섭 인코어드 부사장은 “AI 기반 예측 기술을 활용한 VPP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전력시장 개편 일정이 불투명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며 수익성을 담보할 가격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염성오 Gurin Energy 서울 대표는 AI 시대에는 전력의 공급 유연성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며, 계통망과 ESS,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선제적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대한상의 그린에너지센터장은 “AI 시대의 전력수요 급증과 재생에너지 변동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민간의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가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고비용 신기술 투자를 주저하지 않도록 전력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제도적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 정구형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은철 전력거래소 팀장, 김윤경 이화여대 교수 등도 참석해 전력시장 개편 방향과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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