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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기업집단 절반이 지주회사 보유…CVC는 벤처 1048억원 투자

이경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6-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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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지주회사·CVC 현황 공개…102개 대기업집단 중 51곳 지주회사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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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이경호 기자]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수가 지난해 말 기준 173개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서 지주회사 체제는 주요 축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지주회사 소속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은 초기·중기 벤처기업에 1000억원 넘게 투자하며 벤처 생태계로 자금을 공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6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및 기업형 벤처캐피탈 현황’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기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총 173개였다. 전년 177개보다 4개 줄었다. 다만 공정위는 지주회사 수가 2017년 최소 자산 요건 상향 이후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2021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증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주회사 수는 2017년 193개에서 2018년 173개로 줄었고, 2020년에는 164개까지 감소했다. 이후 2021년 168개, 2023년 174개, 2024년 177개로 늘어난 뒤 지난해 173개를 기록했다.

대기업집단 기준으로 보면 지주회사 체제의 비중은 더 뚜렷하다.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102개 중 절반인 51개 집단이 지주회사를 보유했다. 2024년 말 50개 집단보다 1곳 늘어난 수치다.

새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대명화학, 한국콜마, 오리온, 희성은 이미 지주회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의 경우 기존에는 집단 내 지주회사가 없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 부문 인적분할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신설되며 지주회사 보유 집단에 포함됐다.

반대로 신세계는 기존 지주회사였던 에메랄드SPV가 모회사 이마트에 합병되면서 소멸했다. 중앙과 에코프로는 기존 지주회사의 지주비율이 낮아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영원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지주회사 중심으로 전환했거나 당초 그런 구조였던 대기업집단은 47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보다 1개 증가한 것이다. 공정위는 전환집단 수가 2016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어 지주회사 체제가 대기업집단의 주요 지배구조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지주회사의 평균 자산총액은 3조1754억원으로 전년 3조165억원보다 1589억원 증가했다.

평균 부채비율은 39.3%였다. 전년 43.7%보다 4.4%p 낮아졌고, 법률상 한도인 200%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소속회사 규모도 적지 않았다. 전체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는 총 2357개로, 지주회사 1곳당 평균 13.9개 소속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다.

지분율도 법정 기준을 웃돌았다. 일반지주회사와 그 자회사의 자·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각 73.7%, 84.5%였다. 상장회사는 각각 42.0%, 46.1%, 비상장회사는 각각 87.0%, 86.8%였다. 법상 의무지분율은 상장 30%, 비상장 50%다.

공정위는 충분한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소유구조와 지배구조가 일치되도록 하는 지주회사 제도의 취지가 구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CVC 현황도 함께 공개됐다. 공정거래법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소유를 금지하고 있지만, 벤처투자 촉진 필요성이 커지면서 2022년부터 일정 요건 아래 일반지주회사가 CVC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는 지난해 말 기준 13개사였다. 전년 14개사보다 1개 줄었다. 이는 기존 CVC였던 두산인베스트먼트의 지주회사 두산이 지주회사에서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13개 CVC 중 10개사는 제도 도입 이후 새로 설립되거나 등록된 곳이었다. 일반지주회사들이 CVC를 통해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에는 포스코홀딩스의 포스코기술투자, GS의 GS벤처스, CJ의 CJ인베스트먼트, 효성의 효성벤처스, LX홀딩스의 LX벤처스, 세아홀딩스의 세아기술투자, 동원산업의 동원기술투자, 동국홀딩스의 동국인베스트먼트, 빗썸홀딩스의 빗썸인베스트먼트, 대웅의 대웅인베스트먼트 등이 포함됐다.

또 F&F홀딩스의 F&F파트너스, 한일홀딩스의 한일브이씨, SJM홀딩스의 SJM인베스트먼트도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로 집계됐다.

CVC 13개사는 총 85개 투자조합을 운용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새로 설립된 투자조합은 15개로, 2024년 10개보다 5개 늘었다.

신규 투자조합의 출자 약정금액도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 조합 출자 약정금액은 3945억원으로 전년 3330억원보다 615억원 늘었다. 15개 조합의 평균 출자 약정금액은 263억원이었다. 이는 국내 벤처캐피탈이 결성한 조합들의 평균 약정금액 160억원보다 64.4% 많은 규모다.

실제 납입 자금에서도 기업집단 내부 자금 유입이 확인됐다. 15개 신규 조합에 실제 납입된 투자금 805억원 중 65.2%인 525억원은 CVC 소속 기업집단이 납입했다. 대기업집단 내부 유보금이 CVC를 통해 벤처 생태계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투자 집행 규모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2023년보다는 늘었다. 지난해 CVC 13개사는 151건의 벤처투자를 집행했고, 총 투자 규모는 1939억원이었다. 2024년 2451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2023년 1764억원보다는 증가했다.

해외투자는 4개 CVC가 총 133억원을 집행했다. 전체 투자금액의 6.9% 수준이다.

투자 대상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는 초기·중기기업 비중이 늘었다. 업력 3년 미만 초기기업에는 지난해 271억원이 투자됐다. 금액은 전년과 같았지만 전체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0%로, 2024년 11.1%보다 2.9%p 높아졌다.

업력 3~7년 중기기업에는 777억원이 투자됐다. 전년 755억원보다 22억원 늘었고, 전체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1%로 2024년 30.8%보다 9.3%p 상승했다.

초기기업과 중기기업에 투자된 금액을 합치면 1048억원이다. 공정위는 CVC가 자금 수요가 큰 벤처기업들이 이른바 ‘데스밸리’를 지나갈 수 있도록 모험자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ICT 서비스 분야 투자 비중이 24.9%로 가장 높았다. AI와 페이먼트 서비스 등이 포함된 분야다. 이어 바이오·의료 분야가 23.3%, 전기·기계·장비 분야가 23.2%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지주회사 제도와 CVC 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개선과 대기업·벤처 생태계의 동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정보 공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는 대기업집단의 소유·출자구조, 내부거래 현황, 지배구조 실태 등을 분석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장에 정보를 제공하고 시장 압력을 통해 대기업집단의 자율적인 행태 개선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공정위는 또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와 거래구조의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기업집단 건전성 평가 지표’ 개발도 추진한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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