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태양광 연계 ESS 7.5GWh 설치…유럽 공급망 재편에 K배터리 수혜 기대
[더파워 이경호 기자]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태양광 연계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월간 전체 ESS 신규 설치량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성장세가 이어졌고 전력망 시장 안에서는 태양광 연계 ESS가 독립형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은 26일 ESS 배터리 월간 자료에서 전기차·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Overweight(비중확대)’를 제시하고, 태양광 발전 확대에 따라 태양광 연계 ESS 설치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연계 ESS는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향후 태양광 발전 확대에 따라 관련 ESS 설치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자료에 따르면 5월 글로벌 ESS 신규 설치량은 19.7GWh로 전년 동월 대비 26.2%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전력망(Grid) ESS는 14.6GWh로 32.4% 줄었고, BTM은 5.1GWh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BTM은 전력량계를 기준으로 고객 측에 설치되는 분산 에너지 자원으로, 가정이나 건물, 공장 등에 설치되는 태양광 패널과 ESS 등이 포함된다.
월간 설치량은 줄었지만 누적 흐름은 다르다. 올해 1~5월 글로벌 ESS 누적 설치량은 113.2GWh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전력망 ESS 누적 설치량은 86.4GWh로 24.3% 늘었고, BTM은 26.8GWh로 7.6% 증가했다. 월별 수주와 설치 데이터 변동성이 큰 ESS 산업 특성을 감안하면 누적 성장률이 시장 흐름을 더 잘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기타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유럽의 5월 ESS 신규 설치량은 2.8GWh로 전년 대비 47.7% 증가했다. 1~5월 누적 설치량은 13.8GWh로 73.8% 늘었다. 기타 지역은 5월 7.3GWh로 238.2% 급증했고, 누적 설치량도 32.1GWh로 111.4% 증가했다.
반면 북미와 중국은 5월 기준 부진했다. 북미 ESS 신규 설치량은 2.1GWh로 전년 대비 73.6% 감소했고, 중국은 7.5GWh로 48.6% 줄었다. 다만 하나증권은 북미 시장의 경우 직전 월 데이터 사후 조정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4월 누적 기준 전력망 ESS 성장률이 68%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망 시장 안에서는 설치 구조 변화가 뚜렷했다. 송전망에 직접 연결돼 전력시장 상황에 따라 충전과 방전을 수행하는 독립형 BESS는 5월 6.0GWh가 신규 설치돼 전년 대비 60.3% 감소했다. 반면 태양광 연계 ESS 설치량은 7.5GWh로 113.3% 증가했다.
풍력 연계 ESS도 0.8GWh로 65.7% 늘었다. 풍력과 태양광, 하이브리드까지 포함한 재생에너지 연계 ESS 설치량은 8.6GWh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특히 5월에는 태양광 연계 ESS가 전체 전력망 ESS 신규 설치량의 51%를 차지했다. 독립형 BESS 비중 40%를 웃도는 수준이다.
누적 기준으로도 태양광 연계 ESS 수요는 강했다. 1~5월 전력망 시장 내 태양광 연계 ESS 설치량은 24.0GWh로 전년 동기 대비 4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독립형 Grid ESS는 56.7GWh로 31.5% 늘었다. 풍력 연계 ESS와 풍력·태양광 하이브리드 ESS는 각각 52.3%, 48.7% 감소했다.
ESS 배터리 화학계 비중은 LFP가 압도적이었다. 5월 글로벌 ESS 케미스트리별 신규 설치 비중은 LFP가 94.0%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NCM은 2.8%, Flow Battery는 0.2%, Sodium based는 0.6%, 기타는 2.5%를 기록했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을 앞세운 LFP 중심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유럽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연합은 지난 5월 29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스페인의 90억유로, 약 14조원 규모 용량시장 제도를 승인했다. 해당 제도는 전력 공급 부족 시 대응 가능한 발전설비, ESS, 전력 수요 조절 자산에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향후 10년간 연간 약 9억유로 규모의 재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유럽 내 공급망 재편도 국내 배터리 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EU는 유럽산업가속화법안을 통해 ESS 공급망의 역내화와 중국 의존도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투자은행도 올해 5월부터 EU 자금이 투입되는 재생에너지와 ESS 프로젝트에 대해 고위험 공급업체의 인버터와 PCS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김 연구원은 “유럽 내 ESS 시장 확대와 함께 향후 비중국 공급망 기반 ESS 수요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유럽 ESS 시장에서 한국 셀 메이커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관련 기업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언급됐다. 유럽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가운데, 비중국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 국내 셀 업체들의 수주 기회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SS 시장은 단기 월간 데이터만 보면 변동성이 크다. 그러나 누적 설치량 증가, 태양광 연계 ESS 확대, 유럽의 정책 지원과 공급망 재편을 함께 보면 시장의 방향은 분명해지고 있다. 전력망 안정화와 재생에너지 확대가 맞물리면서 ESS는 선택 설비가 아니라 필수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