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전주서 제6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지방·인터넷은행 공동대출, 상생보험 개편, NH 15.3조 지원안 논의
[더파워 이경호 기자] 은행 점포가 줄어든 지역에서 우체국이 은행 대출 상담과 신청 창구 역할을 맡는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 함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내놓는 방안도 추진된다.
보험업권 상생보험은 독거노인과 기후·보이스피싱 피해 취약계층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고, NH금융지주는 5년간 15조3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전북 전주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6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 겸 지역금융 간담회’를 열었다.
회의에는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박인환 우정사업본부장, 박춘원 전북은행장, 정일선 광주은행장, 김성주 부산은행장, 윤여봉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등이 참석했다.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NH금융지주, 카카오뱅크 등 금융권과 유관기관 관계자도 자리했다.
지역 소상공인·중소기업 단체에서는 이왕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강락현 전북특별자치도 소상공인연합회장,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임승종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 등이 참석해 지역 금융애로를 전달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방 균형발전을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좌우하는 국가적 과제로 규정했다. 그는 지역금융이 소상공인의 일상을 지키고 지역기업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방금융의 강점으로 ‘지역과의 밀착성’을 꼽았다. 지역 특성과 기업 성장 가능성을 정확히 평가해야 필요한 자금이 적시에 공급되고, 지역 내 투자와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는 이날 지역 주민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금융정책을 제시했다. 핵심은 우체국 은행대리업, 지방은행·인터넷은행 공동대출, 상생보험 개편이다.
우체국 은행대리업 시범사업은 오는 20일부터 전국 20개 총괄우체국에서 시작된다. 은행 점포 방문이 어려운 지역 주민이 가까운 우체국에서 주요 은행 대출상품을 상담·신청하고, 심사 결과를 비교한 뒤 대출 약정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취급 상품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개인신용대출과 은행권 정책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다. 시범사업 초기에는 신용대출부터 운영하고, 이후 상품 범위를 확대한다.
소비자는 우체국 한 곳에서 4대 은행의 총 8개 대출상품에 대해 상담과 신청을 할 수 있다. 은행별 금리와 한도 등 심사 결과를 비교한 뒤 선택할 수 있어 사실상 오프라인 대출비교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은행대리업 시범 우체국은 은행 점포 비중, 인구 소멸지역 여부 등을 고려해 선정됐다. 전북 임실·순창·고창, 전남 구례·담양·영광·함평, 경북 봉화·청도·성주, 경남 고성·창녕·하동, 충청 청양·태안·단양·괴산, 강원 평창·화천·횡성 등이다.
각 은행은 은행대리업 이용 고객에게 평균 0.2%포인트 수준의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신한은행은 개인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적용한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 함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을 내놓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위는 7월 중 지방은행·인터넷은행 공동대출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2027년 안에 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공동대출은 인터넷은행 앱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대출 고객을 모집하고,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심사와 자금공급을 나눠 맡는 구조다. 양 은행은 기업·신용정보와 대표자 면담, 현장실사 등 비계량정보를 바탕으로 한도와 금리를 함께 결정한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의 낮은 조달비용과 지방은행의 지역기업 심사역량을 결합하면 기존 지방은행 대출상품보다 최소 30bp 이상 낮은 금리로 자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은행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다는 점도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요소로 제시됐다.
상생보험도 확대·개편된다. 상생보험은 보험업권이 출연한 300억원 규모 상생기금을 활용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보험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보험업권은 2025년 9월 전북과 첫 상생보험 MOU를 체결했다. 전북에서는 올해 6월 15일 소상공인 풍수해보험 자기부담금 지원이 시작됐고, 8월 중 상해·화재 보상 등을 포함한 소상공인 종합보험이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전북을 포함해 7개 지자체와 상생보험 MOU가 체결됐다. 경남, 경북, 광주, 전남, 제주, 충북 등 6개 지자체는 올해 3분기 중 지역 수요에 따른 맞춤형 보험상품 출시를 추진한다.
7개 지자체 사업에는 상생기금 126억원이 사용된다. 남은 174억원은 하반기 추가 계획에 활용된다.
금융위는 앞으로 상생보험을 독거노인 등 취약 노인층까지 확대한다. 독거노인 등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자에게 상해보험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염좌·골절 등 낙상사고 치료·회복비를 지원하고, 건강상담과 복약안내 등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원 규모는 50억원 이상으로 잡혔다. 지원은 전국망을 갖춘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인구·기후·기술 변화에 따른 보장 공백도 상생보험 개편 대상이다. 고령화와 관련한 치매배상책임보험, 저출산 관련 어린이보험, 폭염·호우·한파 등 기후보험,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 전자통신금융사기 피해 보상 보험이 검토된다.
정책서민금융과 상생보험을 결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 이용자 중 지원 대상을 선별해 신용생명보험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자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개편된 상생보험 상품은 2027년 1분기 출시가 목표다.
NH금융지주는 이날 지역 밀착형 포용금융 강화방안도 발표했다. NH금융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향후 5년간 총 15조3643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8조5239억원, 서민금융·취약계층 지원 6조8404억원이다. 연도별 공급 규모는 올해 2조7787억원에서 2030년 3조3873억원으로 늘어난다.
NH금융은 올해 4분기 총 1000억원 규모의 NH미소금융재단 설립도 추진한다. 농협금융은 2009년 미소금융사업 출범 당시 농협중앙회 단일 법인 구조였던 탓에 사업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 재단 설립을 통해 농업인, 귀촌 청년 등 지역 중심 미소금융 공급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체채무자 재기 지원도 포함됐다. 범농협 차원에서 올해 장기 연체채권 8876억원을 소각·감면해 약 9만명의 재기를 지원한다. 장기 연체채권 소각은 6만4062명, 6870억원 규모이며, 취약계층 원리금 감면은 2만6000명, 2006억원 규모다.
NH금융은 지난 5월 신용회복 절차를 성실히 이행 중인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 한도의 ‘NH신용회복 파트너론’도 출시했다. 대출금리는 7.0%, 판매금액은 3개월 한정 300억원이다.
지역 청년 정착 지원 상품도 나왔다. NH금융은 지난 2일 ‘NH청년지역리턴대출’을 출시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청년에게 기본 생계비와 주거자금을 지원한다. 생계비는 최대 100만원, 주거비는 최대 2000만원 한도다.
농업인 대상 금리우대도 운영 중이다. 올해 6월까지 농업인 대출취급액은 3조6000억원이며, 평균 0.48%포인트 금리우대를 통해 49억원의 이자 부담을 낮췄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자금 공급은 지역신용보증재단 출연을 통해 확대한다. NH금융은 총 662억원 규모의 특별출연 협약을 완료했고, 올해 6월까지 보증부대출 1조5000억원을 공급했다.
취약계층 긴급 생활자금 상품인 ‘NH대한민국하나로이음대출’도 올해 2월 출시됐다. 소득증빙이 어려운 청년, 장애인, 한부모가정,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며 최고금리는 연 6.8%로 제한된다.
NH금융은 비금융 대안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도 추진한다. 올해 10월 도입 예정인 비금융정보모형에는 신용평가, 통신, 유통회사 등 10개 법인의 금융거래·결제·매출·세금 정보 등 약 1만개 대안정보가 활용된다.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은행대리업 운영 범위와 상품 확대, 지역 소상공인 금융상담체계 강화, 정책서민금융 예대율 규제 완화, 소상공인대환대출 위험가중치 합리화 등의 건의사항을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