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목표가 미제시…2분기 영업익 1028억원으로 예상치 상회
북미 매출 47% 증가·화장품 흑자전환…생활용품·음료 수익성은 변수
[더파워 이경호 기자] LG생활건강이 올해 2분기 시장의 낮아진 눈높이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북미 화장품 사업 성장과 화장품 부문 흑자전환이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턴어라운드 구간에 본격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증권은 30일 LG생활건강에 대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LG생활건강의 기준 주가는 지난 29일 종가 26만3000원이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 턴어라운드 국면에 본격 진입한 상황”이라며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 환경 악화를 어떻게 극복하면서 국내외에서 화장품 사업의 추가 성장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1조6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 하나증권 예상치 883억원을 웃돌았다. 일회성 수익인 관세환급금 150억원을 제외해도 전년 대비 큰 폭의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해외 사업이 있다.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확대됐다. 특히 북미 매출은 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북미 사업이 처음으로 중국 사업 매출 규모를 넘어섰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과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은 중국 의존도가 높았지만, 북미가 새로운 성장 기지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제품별로는 닥터그루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닥터그루트는 온오프라인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성장했다. 도미나스, 더페이스샵, 힌스 등도 미국과 일본에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화장품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화장품 부문은 59억원 적자를 냈지만, 올해 2분기에는 수익성이 회복되며 전사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생활용품 부문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2분기 생활용품 영업이익은 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다만 음료 부문은 원가 부담 증가로 영업이익이 361억원에 그쳤고,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3분기에는 닥터그루트의 세포라 입점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6월 아마존 프라임데이 효과와 지난해 닥터그루트 코스트코 입점에 따른 높은 기저가 있어 북미 사업 성장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면세점 사업은 3분기부터 이익 개선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면세물량 조절에 따른 기저가 낮아지는 구간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LG생활건강의 올해 면세점 연간 매출을 지난해와 비슷한 36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다만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에는 부담 요인이 남아 있다. 생활용품은 홈플러스 영업중단과 원부자재 비용 부담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기다. 음료 사업 역시 수요 둔화로 가격 인상이 원가 부담을 충분히 상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LG생활건강은 다음 달 1일부터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등 52개 품목의 출고가를 7% 올릴 예정이다. 가격 인상은 원가 부담 완화 요인이지만, 음료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는 실적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3분기 실적 전망은 개선 흐름에 무게가 실렸다. 하나증권은 LG생활건강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을 1조6779억원, 영업이익을 1157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0.4% 증가하는 수준이다.
연간 실적도 회복세가 예상됐다. 올해 매출액은 6조516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39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3% 증가할 것으로 제시됐다.
2027년에는 매출액 6조8584억원, 영업이익 4183억원으로 추가 개선이 예상됐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6.0%, 내년 6.1%로 전망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2.7%에서 크게 회복되는 흐름이다.
다만 추가 성장 여력 확보는 숙제로 남아 있다. 미국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 수준에 그친다. 화장품 사업에서 국내와 중국이 돌아서지 않으면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지속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여전히 크다. 두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북미 화장품 성장만으로 전사 실적 개선 폭을 크게 키우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박 연구원은 “북미 사업 규모 확대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화장품 사업의 추가 성장과 생활용품·음료 부문 수익성 개선이 동반돼야 실적 개선 흐름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