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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1000만원 선결제·월 50만원 페이백’ 의심…병의원 15곳 수사의뢰

이우영 기자

기사입력 : 2026-08-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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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3차 수사의뢰…6월 조사반 출범 이후 총 33곳 경찰 넘겨
실손 가입 확인 뒤 고액 선결제 유도…진료비 현금·쿠폰 환급 의심
실제 진료와 다른 기록·처방전 작성 정황도…9월 초 3차 행정조사

보건복지부 세종청사/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보건복지부 세종청사/연합뉴스
[더파워 이우영 기자]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환자에게 1000만원 상당의 진료비를 미리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매달 50만원씩 돌려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의심되는 병원 등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환자의 보험금 수령을 위해 실제 진료 내용과 다르게 진료기록부와 처방전을 작성한 정황이 포착된 의료기관도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은 의료비 불법 환급인 이른바 ‘페이백’ 등이 의심되는 병의원 15곳을 경찰청에 추가 수사의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7월 두 차례 수사의뢰에 이은 세 번째 조치로, 지난 6월 행정조사반 출범 이후 수사의뢰된 의료기관은 모두 33곳으로 늘었다.

이번 대상은 지난 7월 말까지 비정상·가짜진료 제보센터에 접수된 사례와 2차 행정조사 대상 의료기관 가운데 수사를 통해 구체적인 위법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 곳들이다.

의료기관 유형별로는 요양병원이 8곳으로 가장 많았고 한방병원 4곳, 병원 1곳, 의원 2곳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4곳, 서울 3곳, 전남광주 3곳 등의 순이다.

수사의뢰 사례에는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먼저 확인한 뒤 고액의 진료비 선결제를 요구하거나 환자가 낸 진료비 일부를 현금이나 현물 등으로 돌려주는 방식의 페이백 의심 행위가 다수 포함됐다.

A병원은 암 환자가 입원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약 1000만원 상당의 패키지를 미리 결제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제보됐다.

병원 측이 월 50만원씩 ‘실손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내용도 접수됐다. 해당 요구를 거절하자 다른 가족의 입원까지 거절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B병원은 환자의 실제 건강상태와 관계없이 패키지 형태의 고액 입원비를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거부하면 입원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사례가 확인됐다.

진료비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만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카페·네일숍·마사지 등의 쿠폰을 제공하거나 택시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혜택을 제공해 환자를 유인했다는 내용도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환자의 보험상품에 맞춰 할인 방식과 진료기록까지 관리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나왔다.

C병원은 환자마다 이른바 ‘할인 관리시트’를 만들어 보험 가입 상황에 따라 할인 여부와 외래 관리, 결제 관련 내용을 관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보험상품별 면책조건 등을 활용해 환자별로 맞춤형 할인을 제공한 정황이 포착됐다.

복지부는 이 병원이 환자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실제 진료 내용과 다르게 진료기록부와 처방전 등을 작성한 정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조사반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면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금 거래를 통해 페이백 자체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D병원은 페이백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입원비와 퇴원비 등을 현금으로 거래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환자별로 고주파 치료와 피부미용 주사 등의 치료 일정을 미리 구성한 뒤 한 달치 치료비를 기준으로 일정 금액을 돌려줬다는 내용도 접수됐다. 입원 환자에게 자유로운 외출이나 외박을 허용했다는 제보도 함께 들어왔다.

복지부는 이번 수사의뢰와 별도로 의료계 내부의 자정 기능을 강화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행정조사반은 대한의사협회와 여러 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비정상·가짜진료 근절을 위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역 의사회가 전문가평가단을 구성해 의료인의 비윤리적·비도덕적 행위나 부적절한 진료행위를 자체 조사·심의하는 ‘전문가평가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의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9월 초에는 3차 행정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는 제보를 통한 비정상·가짜진료 추적도 계속한다.

의료기관 종사자를 비롯해 환자와 보호자 등 누구나 전화 129나 이메일을 통해 의심 사례를 제보할 수 있다. 제보자가 동의하면 제보센터가 추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별도로 연락할 수도 있다.

곽순헌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장은 “정부는 비정상·가짜진료가 선량한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피해를 주고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재정 누수를 초래하는 고질적인 관행이라 보고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보센터를 통해 접수되는 의심 사례를 면밀히 살펴 행정조사와 수사의뢰를 통해 위법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겠다”며 “의료계와도 긴밀히 협력해 의료현장의 자정 노력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우영 더파워 기자 leewy1986@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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