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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K-조선, 8년 만에 수출 320억달러…AI·금융·미국 진출 지원 확대

한승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9-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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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한승호 기자] 지난 1년간 K-조선 수출이 320억달러를 기록하며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가운데 정부가 인공지능(AI)과 금융, 기자재, 해외시장 진출을 아우르는 조선산업 상생 지원을 확대한다.

대형 조선사가 확보한 AI 기술을 중소조선소와 협력사로 확산하고, 중소조선사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과 기자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도 적극 지원한다.

산업통상부는 1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문신학 산업부 차관과 이상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 등 조선해양 분야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3회 조선해양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조선해양의 날’은 국내 선박 수주가 1000만톤을 돌파한 1997년 9월 15일을 기념해 지정됐다. 관련 기념식은 2004년부터 열리고 있다.

문 차관은 축사에서 “지난 1년간 K-조선은 8년 만의 최고치인 320억달러 수출을 기록하고 LNG운반선 세계 1위를 지켜냈으며, 한미조선협력센터 개소 등 MASGA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출과 수주 성과를 대형 조선사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철강·기자재·해운·금융을 포함한 조선산업 전체 생태계로 확산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문 차관은 “배 한 척을 건조하는 것은 조선소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철강·기자재·해운·금융을 아우르는 전후방 밸류체인 전체의 힘이 곧 K-조선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후방 산업, 대·중소기업, 해외시장 등 세 가지 분야의 상생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조선과 철강·해운 등 전후방 산업 간 협력을 강화한다. 조선과 철강산업이 안정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상생방안 마련에 참여하고, 국내 기자재 기업의 수출에 필요한 실선 탑재 이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적 해운사의 신조선에 국산 기자재 탑재를 지원한다.

국산 기자재 업체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실제 운항선박에 제품을 탑재한 실적이 중요한 만큼 국내 발주 단계부터 기자재 기업의 실적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산업부와 해양수산부 장관이 공동 주관하는 ‘조선-해운 상생발전 협의회’를 통해 국적 해운사 공동발주와 공공선박 우선발주 등 조선업계의 일감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도 협의한다.

조선업의 AI 전환도 대형 조선사를 넘어 중소조선소와 협력사까지 확대한다.

정부는 기존 자율운항 기술을 중심으로 운영해온 ‘조선분야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를 조선소 제조현장까지 포괄하는 ‘AI조선 얼라이언스’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자율운항뿐 아니라 설계와 생산, 품질관리 등 실제 선박 제조 과정에도 AI 적용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대형 조선사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이 협력사와 중소조선소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도 병행한다. 대형사와 중소조선소 간 생산성 격차를 줄이고 조선산업 생태계 전반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중소조선사의 수출을 가로막는 금융 부담도 낮춘다. 정부는 최근 중소조선사의 해외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관계부처 및 금융기관과 함께 RG 발급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RG는 조선사가 계약대로 선박을 건조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이 선주가 지급한 선수금을 대신 반환하겠다고 보증하는 제도다. 자금력과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조선사에는 선박 수주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기 위한 핵심 금융수단이다.

정부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MASG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중소조선소와 기자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한다.

MASGA 관련 사업에서 중소조선과 기자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과제를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중소조선사의 유지·보수·정비(MRO) 역량 강화와 기자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7월 말 미국 워싱턴 D.C.에 문을 연 한미조선협력센터도 중소조선·기자재 기업의 미국시장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

정부는 올해 4분기 미국 현지에서 국내 조선사와 기자재사가 참여하는 ‘한-미 조선협력 파트너십 행사’를 처음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 중심의 한미 협력을 기자재와 중소조선 분야까지 넓히겠다는 취지다.

이날 행사에서는 조선해양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35명이 정부포상과 장관표창을 받았다. 올해는 대형 조선사뿐 아니라 기자재 업체와 중소조선사, 금융기관 관계자까지 포상 대상에 포함되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의 기여를 함께 조명했다.

은탑산업훈장은 권병훈 HD한국조선해양 전무와 박태수 두원하이스틸 대표이사가 받았다. 권 전무는 전기추진시스템 통합 엔지니어링 기술과 디지털트윈 가상시운전 체계의 신뢰성 확보에 기여했고, 박 대표는 해양플랜트와 LNG선박용 초저온 배관 제조 자립화 및 원스톱 생산체계 구축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조선기자재 기업에서 은탑산업훈장 수상자가 나온 것은 10여년 만이다.

산업포장은 LNG운반선 추진시스템에 배터리 기술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이정선 한화오션 상무와 조선업 AX 실증센터 국책과제 기획 및 빅데이터 기반 품질·공정 관리기법 구축에 기여한 이준혁 HD현대삼호 전무가 받았다.

대통령 표창은 김청욱 SB선보 대표이사와 김정태 HJ중공업 팀장, 조형민 케이조선 팀장, 김경익 창남조선 상무이사가 받았다.

조형민 케이조선 팀장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지원하고 조달 혁신을 통해 206억원의 비용을 절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경익 창남조선 상무이사는 노후 어선 성능 개선과 연간 20척 이상의 어선 건조를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했다.

국무총리 표창에는 최부영 대한조선 차장과 박창호 은광산업 상무이사, 한녕균 바인플랜트 대표이사, 박은수 한국수출입은행 팀장이 이름을 올렸다.

박은수 팀장은 선수금환급보증 발행 등을 통해 총 13조원 이상의 선박 수출금융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녕균 대표는 미국 해군과 우방국 함정 총 6척의 MRO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문 차관은 “대규모 선단은 가장 느린 배의 속도에 맞춰 움직인다”며 “대·중소 조선사, 기자재사, 그리고 민간과 정부 모두가 K-조선이라는 하나의 선단의 일원으로 팀워크를 발휘해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상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도 “최근 중국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개별 기업의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기자재에서 건조, 발주와 해운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체의 힘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상생을 강조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승호 더파워 기자 hansh1975@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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