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년 2개월 만의 인상 이후 추가 긴축 일단 보류
FOMC 위원 10명 동결 찬성…쿡·해맥은 0.25%p 인상 주장
연준 "경제활동 강력하게 확장…인플레이션 여전히 높아"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 주목…2027년부터 금리 결정 횟수 축소
[더파워 이경호 기자] 한 달 전 기준금리 인상에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통화정책 결정에 참여한 위원 12명 가운데 2명은 추가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금리 인상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 기조는 유지된 것이다.
연준은 28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연 3.75~4.0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첫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보류한 것이다.
표결 결과는 지난달과 달랐다. 9월 회의에서는 위원 12명 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지만 이번에는 10명이 동결을 선택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연준은 금리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높였다. 지난달 성명에서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표현했던 연준은 이번에는 '강력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미국 내 소비와 지출은 탄탄하고 생산성 증가와 자본투자도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고용 증가세 역시 노동력 증가에 맞춰 유지되고 있으며 실업률에도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달리 물가에 대한 경계는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종합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한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상황이 요구하면 추가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연준은 2024년 9월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9월과 10월, 12월 연속으로 금리를 내렸다. 올해 들어서는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을 유지하다 지난달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며 통화 긴축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번 결정은 미국 중간선거를 엿새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오는 11월 3일 선거를 앞두고 연준이 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를 추가 인상했다면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에도 연준이 선거 직전 금리를 인상한 사례가 있지만 당시에는 인상이 충분히 예고돼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워시 의장은 이번 통화정책 결정에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관측을 부인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2월 8~9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로 옮겨가고 있다. 연준이 경제 성장세를 강하게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주요 변수로 남았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유지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3.00%인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4.00%로, 양국 간 금리 차는 1.00%포인트다.
한편 연준은 내년부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 횟수를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연간 8차례의 FOMC 정례회의는 유지하되 일부 회의를 중장기 통화정책 전략 논의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워시 의장은 2027년에는 정례회의 가운데 7차례만 금리 결정 표결을 진행하고 나머지 한 차례는 통화정책 전략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2028년에는 전략 논의 회의를 두 차례로 늘리고 금리 결정 회의를 연간 6차례로 줄일 계획이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