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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워 ISSUE] ‘유동성 풍부’ KG그룹, 사실상 ‘쌍용차 새 주인’ 낙점...자금력 ‘월등’

5개 상장사 1조3000억원 현금 동원 능력 보유...쌍방울그룹, 주가조작 의혹에 발목

조성복 기자 | 2022-04-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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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더파워=조성복 기자] 쌍용자동차 재매각이 본격 스타트했다. ‘스토킹 호스’ 매각 방식이 채택된 만큼 조건부 인수예정자가 선정되는 5월 중순에 사실상의 새 주인이 가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자금력 면에서 확연하게 우위를 보이는 KG그룹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이 ‘인가 전 인수합병(M&A) 재추진 신청 등’을 허가함에 따라 재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쌍용차 재매각은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2022년 10월 15일)을 감안해 일정을 단축고자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수의 인수의향자가 있는 점과 절차의 공정성을 고려해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할 인수예정자는 제한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한다. 공개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게 되며 더 나은 조건을 낸 응찰자가 있으면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쌍용차 재매각 추진은 제한경쟁입찰 대상자 선정→조건부 인수제안서 접수 및 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5월 중순)→매각공고(5월 하순)→인수제안서 접수 및 최종 인수예정자 선정(6월 말)→투자계약 체결(7월 초)→회생계획안 제출(7월 하순)→관계인집회 및 회생계획안 인가(8월 하순) 일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쌍용차 인수전은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의 2파전 양상이다. 국내 사모펀드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파빌리온PE)가 지난 11일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에 사전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지난해에도 전기차 기업 이엘비앤티(EL B&T)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에 밀렸던 전적이 있어 쌍방울·KG그룹과는 다소 체급 차이가 난다는 평가다.

KG그룹은 KG스틸(옛 동부제철) 인수 당시 손을 잡았던 사모펀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특장차 제조업체 광림을 내세운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에는 KH그룹이 참여한다. 파빌리온PE는 대형 금융기관과 힘을 합친다는 계획이다.

염불보다는 잿밥?...쌍용차보다는 평택 공장 부지에 눈독

에디슨모터스가 기한 내에 인수대금 잔금을 내지 못해 M&A 투자 계약을 해지당한 만큼 이번 쌍용차 재매각에서는 무엇보다 자금력이 인수자 선정의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 사례를 보면서 쌍용차 인수에 나선 기업들이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쌍용차 정상화보다는 쌍용차가 보유한 평택 공장 부지 개발을 통해 투자 수익을 거두려한다는 비판이다.

85만㎡(약 25만7000평)에 달하는 쌍용차 공장 부지의 시세는 장부금액만 7070억원으로 현재 시세는 1조원을 호가한다. 에디슨모터스의 경우 이 땅을 아파트단지로 개발하겠다는 플랜을 밝혔었다.

만성적자의 늪에 빠진 쌍용차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가 무려 1조9436억에 달한다. 쌍용차 인수 이후 경영 정상화까지 이루기 위해서는 최소 2조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쌍용차 인수 본입찰에서 이엘비엔티컨소시엄의 5000억원보다 적은 3000억원대 후반을 써냈으나 자금 조달 증빙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산업은행 대출 등으로 총 1조5000억원을 확보하겠다던 에디슨모터스는 결국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계약해지를 당했다. 이런 이유로 쌍용차는 자체 자금력 없이 외부에서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들이는 형태의 인수후보자를 경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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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쌍방울그룹·KH그룹 회장, 2010년 쌍방울 인수 시 주가 조작으로 집행유예 전과

가장 먼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쌍방울그룹은 자금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6일 광림은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으로부터 쌍용차 인수자금 4500억원을 조달했다고 밝혔으나 KB증권은 12일 이달 초 불거진 쌍방울의 주가 조작 의혹 등 리스크 확대 우려를 문제 삼아 자금 조달 의사를 철회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인수자금 조달은 확정이 아니라며 한 발 뒤로 뺀 상태고, SK증권이 KB증권 대신 참여하기로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SK증권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쌍방울그룹 쌍용차 인수 주관사로 알려졌던 삼일회계법인도 15일 쌍방울그룹과 쌍용차 인수자문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스크관리팀에서 쌍방울그룹 인수자문을 맡지 말라는 판단을 내리자 입장을 선회했다는 전언이다.

쌍방울그룹 쌍용차 인수의 재무적 투자자로 나선 KH그룹은 전자부품회사 KH필룩스를 통해 약 3000억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알펜시아리조트 인수 잔금 약 3800억원을 납부한 KH그룹이 과연 그 정도 여력이 남아있는지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자동차강판 기술력 지닌 KG스틸, 쌍용차와 시너지 효과 충분

이처럼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이 자금력과 신뢰성에 물음표를 잔뜩 달고 있는 반면 탄탄한 재무구조로 유명한 KG그룹은 5개 상장사 중 KG스틸, KG케미칼,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4개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인수 주체로 나선 KG스틸 679억원, 지주사 역할을 하는 KG케미칼 3636억원, 그리고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가 각각 2728억원, 878억원 등 4개사의 2021년 사업보고서 재무상태표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총 7921억원이다.

나머지 1개 상장사 KG ets의 경우 지난 2월 회사 실적의 90%를 차지하는 환경에너지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각했는데 매각대금 5000억원은 하반기에 들어올 예정이다. 이 매각대금과 4개 상장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합하면 약 1조3000억원이다. 자체 자금력만으로 쌍용차 인수와 정상화에 필요한 금액 2조원의 2/3 가량이 이미 마련된 셈이다.

KG그룹은 주력기업 KG스틸과의 시너지를 위해 쌍용차 인수전 참여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KG스틸은 동부제철 시절 현대자동차에 자동차강판을 직접 납품했을 만큼 기술력도 지니고 있다.

한 경제지 보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인수기업이 자금력과 기술력 둘 중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용차 노사 모두 쌍방울그룹과 파빌리온PE보다는 KG그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쌍용차 재매각 입찰에서는 5000억원 이상을 써내야 인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5월 중순에 선정되는 조건부 인수예정자와 최종 인수자가 같은 이름일 가능성이 99%”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G그룹이 갑자기 인수 의사를 거두지 않는 한 사실상 쌍용차는 KG그룹 품에 안긴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다른 평가 항목은 둘째 치고 자금 조달 능력에서 쌍방울그룹 등과는 비교불가여서 정치판 용어로 표현한다면 이미 내정됐다고 해도 무방하다”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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