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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8연속 동결…물가·경기·PF·부채 난제에 1년째 제자리

최병수 기자

기사입력 : 2024-01-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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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부실·경기 고려하면 낮춰야지만 물가·가계부채 불안이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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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두드리는이창용한국은행총재/사진=연합뉴스
[더파워 최병수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2·4·5·7·8·10·11월에 이은 8번째 동결이다.

부동산 대출 부실화 우려와 더딘 경제성장이 금리 인하 명분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과 가계빚 그리고 미국 등 주요국이 통화 정책 방향을 틀지 않은 것을 고려해 동결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오전 9시부터 열린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한은이 8연속 동결을 결정한 것은 한마디로 부동산PF·물가·경제성장·가계부채 등 상충적 요소들의 복합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 때문이다.

한은(2.1%)과 정부(2.2%)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지만, LG경영연구원(1.8%)·신한금융지주(1.7%)·KB금융지주(1.8%) 등은 고금리·물가에 따른 소비 부진 등을 근거로 지난해(한은·정부 1.4% 추정)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으로서 부동산PF 등 취약 부문에서부터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와 같은 대출 부실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에서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부동산 PF와 관련한 리스크가 증대됐다”고 언급했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원론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이 맞지만, 한은 금통위원들은 해당 사안은 금리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토대로 이번 동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성장 부진과 부동산발 금융위기 등은 기준금리 인하의 명분이지만, 여전히 불안한 물가와 가계부채 등을 고려하면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를 쉽게 낮출 수도 없는 처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2.3%대로 내려왔으나 8월 3.4%를 기록한 후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한은 금통위는 의결문을 통해 “국내 물가가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누적된 비용 압력의 파급 영향으로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이 불확실성도 큰 상황인 만큼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가계대출도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복병으로 꼽힌다.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은 작년 4월 이후 12월까지 9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달에만 전체 가계대출이 3조1000억원, 주택담보대출도 5조2000억원 또 불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동결 행진이 상반기까지 이어지다가,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과 함께 하반기부터 비로소 한은의 금리 인하도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한은의 동결(3.5%)로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2%p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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