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좌), 광주과학기술원 김준우 박사후연구원(우)
[더파워 유연수 기자] 소아 천식의 대표 증상인 천명음을 다양한 환경에서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19일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팀이 기존 학습 환경과 다른 조건에서도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호흡음 구분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천명음은 기도가 좁아지며 발생하는 고음의 쌕쌕거리는 호흡음으로, 천식 환자에게 흔히 나타난다. 특히 소아는 성인보다 구조적으로 기도가 좁아 호흡기질환에 취약한 만큼 천명음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감지해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환자 호흡음을 분석해 이상 호흡음을 가려내는 AI 모델이 잇달아 등장했지만, 의료기기 종류나 청진 위치, 환자 연령과 성별 등 환경적 요소인 메타데이터에 따른 영향력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환경이 바뀌면 성능이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타데이터의 중요도에 따라 학습 비중을 조정하는 두 가지 기법을 제시했다. AI가 메타데이터별 영향력을 자동으로 판단해 가중치를 조절하는 적응형 메타데이터 모델과, 연구자가 수동으로 학습 비중을 설정하는 메타데이터 활용 모델이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 환자 호흡음 데이터 2134개와 국제 공공데이터인 ICBHI 데이터 6898개를 활용해 모델의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적응형 메타데이터 모델의 평균 천명음 감지 정확도는 84.97%로, 기존 모델의 79.14%보다 약 7.37%포인트 높았으며 메타데이터 활용 모델 역시 84.58%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환경 변화에 따라 학습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제시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AI 모델을 고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경훈 교수는 “청진이 의사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AI 기반의 정량적 진단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며 “소아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표준화된 AI 청진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의료 정보 분야 국제학술지 ‘IEEE Journal of Biomedical and Health Informatic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