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김동관 부회장이 2024년 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세션'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에서 한화의 해양 탈탄소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더파워 이설아 기자] 해운 탈탄소 전환이 글로벌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전기 추진 선박과 청정에너지 기반 인프라를 결합한 ‘무탄소 해양 생태계’ 청사진이 제시됐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이 19일 개막하는 제56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를 앞두고 포럼 공식 웹사이트 기고문을 통해 전기 추진 선박 해양 생태계 구축 방안을 제안했다고 15일 밝혔다.
김동관 부회장은 기고문에서 “200년 넘게 화석연료에 의존해온 해운 산업이 친환경 추진 체계로의 전환을 시작했다”며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넷제로(Net Zero) 목표와 유럽연합(EU)의 탄소 규제 강화로 해운사들이 2027년 이후 탄소 배출량 전량에 대해 배출권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을 짚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선박 탄소 포집 등 과도기적 수단이 불가피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선박 동력 체계를 전기 추진 등 무탄소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 추진 선박의 본격적인 확산 조건으로는 안정적인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 부회장은 접근성이 높고 신뢰성이 검증된 배터리 충전·교체 인프라뿐 아니라, 항만 자체가 청정에너지 기반 전력 공급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선박 운항 전 과정에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항만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해운 탈탄소를 위한 이해관계자 간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해운 탈탄소는 단일 기술이나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선소, 항만 운영사, 에너지 공급자, 정책입안자 등 밸류체인 전반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이 필수라고 했다. 전기 선박 개발, ESS 고도화, 항만 충전 인프라, 탈탄소 에너지 공급 설비 구축 등을 하나의 생태계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의 역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은 암모니아 가스터빈과 같은 혁신 기술을 적용한 무탄소 선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첨단 ESS와 청정에너지 솔루션을 해양 인프라 전반에 적용해 선박과 항만이 전체 생태계와 함께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 항만 당국과 협력해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ESS와 선박 충전 설비를 제공하는 시범 사업도 논의 중이라며, 한화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양 청정에너지 시스템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도적 투자와 민관 협력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김 부회장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선제적으로 적용하는 기업과 기관들이 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산업 구조 변화에는 공공과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라고 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2010년 처음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이후 포럼을 무대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한 활동을 이어왔다. 2013년 포럼의 영글로벌리더(YGL)로 선정됐으며, 2015년 ‘경제 엔진 재점화’, 2016년 ‘저탄소 경제’ 세션 등에 패널로 참여해 신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2024년 연차 총회에서는 ‘무탄소 추진 가스 운반선’을 글로벌 업계 최초로 제안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기 추진 선박을 축으로 한 청정에너지 해양 생태계 구축 구상을 한층 구체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