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성민 기자] 이혼을 진행할 때 당사자 간에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영역은 단연 재산 분할이다. 당사자 간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진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분할 비율이나 대상 재산의 범위를 두고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결국 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여 판단을 받아야 한다. 재산분할심판청구는 단순히 재산을 반으로 나누는 작업이 아니라, 혼인 기간 형성된 전체 재산의 규모를 정확히 확정하고 이에 대한 각자의 기여도를 입증해 내는 과정이다.
심판 절차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난관은 분할 대상 재산을 확정하는 일이다. 원칙적으로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 대상이 되지만, 한쪽이 혼인 전부터 소지했거나 상속·증여받은 특유재산이라 할지라도 다른 한쪽이 그 재산의 유지나 증식에 기여했다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상대방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축소 신고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법원의 재산명시명령 및 재산조회제도,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을 빠르게 활용하여 예금,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은 물론 퇴직금과 국민연금 예상액까지 숨겨진 자산을 포착해야 한다.
재산의 범위가 확정된 후에는 '기여도'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다. 기여도는 단순히 직접적인 경제적 수입만을 기준으로 산정되지 않는다. 전업주부라 할지라도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여 상대방이 경제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내조한 점이 인정된다면 높은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 혼인 기간의 길이, 재산 형성 및 유지 과정에서의 구체적 역할, 채무의 발생 경위 등 다양한 요소가 종합적으로 참작되므로 이를 객관적 입증 자료와 함께 논리적으로 입증해 내는 것이 관건이다.
한편, 법적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부동산이나 주식, 가상자산 등은 가치가 급등하거나 폭락하는 변동성에 노출된다. 대법원 판례상 재산분할 가액 산정의 기준일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 즉 재판이 끝나는 시점이므로, 시세 변동 폭이 크다면 평가 시점을 언제로 다투느냐에 따라 분할금 액수가 수억 원 이상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소송 중 보유 부동산이나 주식의 시세가 급락했다면 '현재의 폭락한 시세'를 기준으로 평가액을 정산해 정산금을 줄여야 하고, 반대로 상대방이 가진 자산의 시세가 올랐다면 재판 직전의 가장 높은 시가를 감정평가액으로 반영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재산을 현금으로 정산 받는 가액분할만 고집할 경우 자산 가치 하락이나 양도소득세 등 세금 폭탄으로 실질 수익이 깎이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향후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 등은 현금 대신 지분 자체를 나눠 갖는 현물분할을 청구하여 자산의 미래 가치를 보존하거나, 분할 비율을 조정해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혜택을 노리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처럼 변론종결시점의 가치 평가와 분할 형태에 따라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이 크게 달라지므로, 초기 단계부터 치밀한 법리 검토와 실실무적 계산을 바탕으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이태호 대표변호사
최성민 더파워 기자 Sungmin@thepowernews.co.kr